류더인 TSMC 회장이 미국과 중국, 대만과 중국 사이에 형성된 갈등이 반도체 산업에 '더 심각한'(more serious) 도전을 촉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류 회장은 19일(현지시간) 대만 신주시에서 열린 대만반도체산업협회(TSIA) 연례 행사에 참석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미·중 무역 마찰과 양안(대만과 중국) 긴장 고조는 반도체를 포함한 모든 산업에 더 심각한 도전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최근 인플레이션에 따른 지출 증가로 세계 각국에서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대만은 한층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대만이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 국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사이에 끼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이 군사력을 강화하면서 대만에 주권과 관련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 회장은 “최근 몇년간 중국 정부는 설계, 생산, 패키징 등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중단한 적이 없다”면서 “미국 또한 자국 반도페 연구·개발과 생산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반도체법'을 시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국 반도체 산업 정책에 관해 “보다 구체적이고 건설적인 조치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얼마 전 미국 정부가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력 확보를 견제하기 위해 발표한 수출규제가 대만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규제가 중국을 상대로 일정 수준 이상 반도체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장비 수출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TSMC는 중국 난징에서 반도체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대만 팹리스 에트론의 니키 루 회장은 “이번 (미국의 대 중국 수출규제) 어려움은 매우 큰 도전”이라면서 “아무도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최근 TSMC를 비롯해 한국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중국 내 생산거점을 보유한 비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를 1년 유예하기로 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