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8K TV' 규제 대응...'낮은 밝기' 제안

'유럽 8K TV' 규제 대응...'낮은 밝기'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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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업계가 유럽 규제당국에 8K 제품의 에너지효율 시험 시 기존 '최대 밝기'가 아닌 '낮은 밝기'로 시행하는 안을 제안했다. 내년 3월 강화된 TV 에너지 효율 기준이 시행되면 8K 등 일부 제품이 기준 미달로 판매가 막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 정부 역시 다양한 채널을 활용, 8K TV 에너지 효율 규제 완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삼성 디지털프라자 영통본점 내 네오QLED 8K존
삼성 디지털프라자 영통본점 내 네오QLED 8K존

삼성전자 등으로 구성된 8K협회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에너지총국과 전자 디스플레이 에너지효율 규제를 두고 논의하고 있다. 협회는 시행 시기를 늦추거나 기준을 낮추는 등 규제 완화를 위한 다양한 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삼성전자 주도로 설립된 8K협회는 8K 규격을 확립하고 인증 확대 역할을 맡고 있다. 의장사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파나소닉, 필립스, TCL, 구글, 텐센트, BOE, 삼성디스플레이 등 30여개 회원사를 보유한다.

8K협회가 EU와 협상에 나선 것은 내년 3월 1일부터 8K TV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에 대해 강화된 에너지 효율 기준 적용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이 규제가 적용되면 해당 제품은 에너지효율지수(EEI) 0.9 이하를 충족하지 못하면 유럽 내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판매 중인 대부분의 8K TV와 마이크로 LED TV, 일부 고성능 4K TV는 EU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두 업체는 글로벌 8K TV 시장에서 70% 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한다. 기준 충족을 위해서는 새로운 패널을 개발해야 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막대해 사업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글로벌 8K TV 시장에서 유럽은 약 30%를 차지, 가장 규모가 크다.

우려가 커지면서 8K협회를 필두로 개별 TV기업까지 유럽 규제 당국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협회는 8K, 마이크로 LED TV의 에너지효율 지수 시험 시 기존 '최대 밝기'에서 시행했던 것을 '중간 밝기'를 포함한 낮은 밝기에서 시행토록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밝기를 낮출 경우 에너지 소모를 줄여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유럽 규제당국도 해당 안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SID 2022의 중국 BOE 부스에 전시된 초대형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지난 5월 열린 SID 2022의 중국 BOE 부스에 전시된 초대형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우리 정부도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 규제 완화에 힘을 보탠다. 국가기술표준원이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장벽(TBT)위원회와 관련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다음 달 열리는 WTO TBT위원회에서 특정무역현안(STC) 등 안건으로 제기하거나 정부 통상교섭 대표단이 직접 EU 규제당국을 방문,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것도 검토한다.

정부 관계자는 “EU가 관련 규제를 첫 8K TV 출시 전인 2016년에 만들었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WTO TBT 위원회 등 여러 경로를 통해 EU에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 TV 에너지효율 규제>

'유럽 8K TV' 규제 대응...'낮은 밝기' 제안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