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 시 대량 감원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 투자자 등에게 제출한 서류를 통해 트위터를 인수한 뒤 인력 5500명가량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7500여 명의 트위터 인력 중 약 75%에 해당하는 직원을 정리해고 하겠다는 것이다.
WP는 머스크의 인수가 철회되더라도 트위터의 대량 감원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위터 현 경영진은 내년 말까지 회사의 인건비를 약 8억 달러(1조1000억원) 삭감할 계획인데, 이는 직원 4분의 1이 회사를 떠나는 것을 뜻한다. 회사 측은 트위터 접속을 관리하는 데이터센터 등 핵심 인프라 시설 직원도 대량 감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트위터 경영진이 적대적 인수합병을 진행시키려 했는지 알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어차피 대량 해고 등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머스크에게 회사를 팔면 이 같은 일을 직접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는 추측이다.
다만 트위터 경영진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머스크가 내놓음에 따라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트위터에서 스팸 처리 등의 업무를 담당했던 첸은 대량 감원이 결국 수백만명의 이용자에게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트위터에 직원이 너무 많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머스크의 감원 계획은 상상하지 못한 수준"이라며 "그렇게 되면 트위터는 해킹이나 아동 음란물 등 유해 콘텐츠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 경영 전문가인 넬 미노우는 머스크가 투자자들에게 야심찬 계획을 말했겠지만 이를 실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머스크가 감원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 공백은 어떻게 채울 수 있겠나. 인공지능(AI)으로 가능할까"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한편, 머스크는 전날 테슬라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주들과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트위터 인수에 과하게 돈을 썼다고 언급했다. 인수 가격은 당초 합의했던 트위터 1주당 54.2달러로, 전체 금액은 440억 달러(약 63조원)에 달한다.
머스크는 지난 4월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나, 이후 허위계정 등을 문제삼고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이에 트위터 측이 계약위반 소송을 거는 등 양측은 법정 공방을 앞둔 상태였다.
이후 머스크가 재판 연기를 요청하면서 양측은 협상에 들어갔다. 이 협상에서 머스크는 인수 가격의 30% 인하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고, 다시 제안한 10% 인하마저 거절당하며 원래 가격대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