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중앙아메리카에 반도체 공급망 구축한다

인텔이 중앙아메리카에 새로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한다. 자사 반도체 생산 공장이 포진한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역에 후공정 거점을 마련해 효율 높은 공급망을 조성할 계획이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인텔이 내년까지 코스타리카 내 반도체 거점에 투자하는 자금을 약 1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보도했다. 기존 대비 3배가량 늘렸다.

닛케이는 인텔이 최근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 관련 투자를 확대하는 것과 더불어 지리적으로 인접한 코스타리카에 조립·검사 인프라를 마련한다고 전했다. 앞서 인텔은 지난 2020년 12월 코스타리카에 3년간 3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텔 코스타리카 법인 관계자는 “반도체 조립·검사는 사람 손에 의지하는 작업이 많다”면서 “균형이 잡힌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P=연합>
<AP=연합>

닛케이는 이번 투자가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리쇼어링(모국 회귀)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자국 내 반도체 생산·개발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이른바 '반도체법'에 서명했다. 반도체 거점을 미국에 유치해 일자리를 확대하는 한편 첨단 기술력을 선점해 중국을 견제하는 게 핵심이다.

인텔은 지난 2021년 애리조나주에, 2022년 1월에는 오하이오주에 각각 공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생산량 확대에 따라 코스타리카 조립·검사 거점에도 투자를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모든 공정을 미국에서 소화하는 데 대규모 비용이 요구되기 때문에 중앙아메리카가 관련 투자 지역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멕시코는 글로발 반도체 업계에서 유력 투자 후보지로 꼽힌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스카이웍스 솔루션즈 등 미국 기업이 반도체 거점을 구축했다. 멕시코 정부는 현재 반도체 기업을 위한 세제 혜택을 검토 중이다.

한편 미국 반도체공업회(SIA)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미국산 반도체의 세계 점유율은 12%다. SIA는 반도체법 시행에 따라 오는 2030년 13~14%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