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으로 제품 믹스 전략을 변경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도 초고가 제품은 더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S23 '울트라' 중심으로 S시리즈 제품 믹스를 개선한다. S23 울트라는 S시리즈 3개 모델(일반형·플러스·울트라) 가운데 초고가 제품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S22 울트라 모델은 1100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S22 전체 출하 물량은 2000만대 초·중반인데 울트라 모델 판매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며 흥행했다. 갤럭시S22 울트라는 갤럭시S 시리즈 최초로 S펜을 내장, '노트 골수팬'까지 흡수했다.
인플레이션 상황이지만 초고가 모델의 흥행은 세계적 현상이다. 삼성은 애플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의 품귀 현상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9월 출시한 신제품에서도 프로 시리즈에 집중되고 있다. 아이폰14는 4개 모델 가운데 프로, 프로맥스가 상위 2개 모델이다. 반면에 아이폰14 일반형과 플러스 모델의 판매 실적은 신통치 않다. 가격이 싸면 판매 수량이 더 많던 소비 패턴이 변하고 있다.
스펙 '급 나누기' 전략도 초고가 제품 판매를 부추기고 있다. 최고 성능, 고가 부품을 프리미엄 제품에만 탑재해서 고가 제품 판매를 장려하는 것이다. 애플은 '급 나누기' 전략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에만 처음으로 4나노미터 기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16 바이오닉과 4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비싼 제품을 사는 만큼 스펙을 '점프 업'시켜 소비 효용을 극대화하려는 계산이다. 삼성전자는 S23 울트라 모델에 2억 화소 카메라, 최신 AP 등 프리미엄 스펙을 대거 탑재할 계획이다.
비싼 제품을 더 많이 판매해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수익성 방어' 전략이기도 하다. 올해 갤럭시 S22 일반형 제품과 울트라 모델의 출고가 격차는 최대 60만원까지 났다. 판매량 확대보다 제품 판매당 수익성을 높이는 데 방점을 찍은 전략이다. 중저가 제품은 수요가 위축되고 원자재 가격까지 치솟으면서 더 많이 판매할수록 수익성이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스마트폰 시장도 크게 개선될 여지가 적어 주요 제조사는 시장 상황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