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특허심사 인력 부족 심사품질 저하 우려..반도체 전문심사관 채용 시급

양향자 국회의원
양향자 국회의원

국내 특허심사관 인력 부족으로 반도체 관련 특허심사 품질이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올해 특허청이 반도체 분야 민간 퇴직 인력의 전문임기제 심사관 채용을 골자로 한 특허 심사인력 증원방안을 마련했지만, 부처 간 엇박자로 현재까지 채용 진행 여부조차 확정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양향자(광주 서구을) 국회의원이 공개한 '반도체 특허심사관 채용 관련 현황' 자료에 따르면 특허청이 5년간 연 200명 규모의 심사관 증원을 행정안전부에 요청했으나 승인된 인원은 67명에 불과하다.

이는 특허청 증원 요구에서 133명(66.5%)을 감축시킨 수치다. 이마저 정부 조직 인력 감축 정책으로 인해 2024년까지 2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 인력 증원을 위해 요구되는 예산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와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나 9월 첫 협의 개시 이후로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채용이 언제 이뤄질지, 규모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기술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정확한 특허심사가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경쟁국보다 심사환경이 열악한 관계로 특허 무효율이 최대 3배 이상 높다.

[국감]특허심사 인력 부족 심사품질 저하 우려..반도체 전문심사관 채용 시급

지난해 기준 국내 특허심사관 수는 953명에 그쳤지만, 중국은 1만3704명(2020년)으로 무려 14배 차이가 났다. 1인당 심사처리 건수도 197건으로 가장 많고, 다루는 기술 범위도 넓어 심사관 부담이 매우 크다.

한국을 제외한 주요국의 심사 1건당 평균 심사투입 시간은 25.4시간으로, 이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려면 현재 대비 약 2.35배(약 1258명) 추가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 분야는 시장 규모가 크고 기술경쟁도 치열해 특허무효 심판을 청구한 특허 중, 무효 판정을 받은 비율(특허 무효율)이 다른 분야에 비해 높아 전문성을 띤 심사인력의 충원이 더욱 절실하다. 최근 10년간 전체 분야 특허 무효율은 평균 48.6%지만, 반도체 분야 무효율은 절반 이상인 56.9%에 달한다.

양향자 국회의원은 “정부가 '미래전략산업 초격차 확보'를 국정과제로 제시하며 반도체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초격차를 이루기 위해 필수인 특허 심사인력 충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현장 경험이 풍부한 퇴직 전문인력을 심사관으로 채용하면 부족한 심사역량도 강화되고, 해외기술 유출도 막을 수 있는 만큼 특허청과 관련 부처 간의 조속한 협력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