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취임 후 두 번째로 국회를 찾는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 정상 처리를 당부하는 시정연설을 할 예정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검찰 수사에 반발하며 '보이콧'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 시정연설도 반쪽짜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윤 대통령은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진행한다.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다. 앞서 대통령 취임 엿새만인 지난 5월 16일 코로나19 손실보상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통과를 위한 시정연설을 한 바 있다.
이번 시정연설에선 국회 심의를 앞둔 내년도 예산안 의미와 배경을 설명할 예정이다. 또 대내외적 경제 리스크 속 민생을 위한 국회의 초당적 협력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별다른 일정 없이 시정연설 내용을 검토하는 등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민주당 반발이다. 검찰이 이재명 대표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하고 민주당 중앙당사 내 위치한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면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야당 탄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는 “도의는 사라지고 폭력만 남은 것 같다”고 정부여당을 맹비난했다. 시정연설도 보이콧할 움직임이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협치를 파괴하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에 대해 결코 정상적으로 대통령 시정 연설을 수용할 수는 없다고 결의했다”고 말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시정연설 보이콧 움직임이 정당성 없는 행동이라고 압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 시정연설은 내년도 예산안을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와 또 국민 앞에 보고하고 정부 정책 기조를 설명하는 자리”라면서 “국회법 84조에 보면 예산안에 대해 '본회의에서 정부의 시정연설을 듣는다'고 규정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관련 질문을 받고 “거기(시정연설)에 무슨 추가 조건을 붙인다는 것은 제가 기억하기론 우리 헌정사에서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이 시정연설 전 '대장동 특검' 수용 및 '대통령 사과'를 요구한 것을 일축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대통령의 국회 출석 발언권과 예산안이 제출되면 시정연설을 듣게 돼 있는 국회법의 규정”이라며 “여야 합의로 (시정연설이) 25일로 정해졌다”고 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