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더불어민주당이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시정연설을 전면 보이콧한 것과 관련, “안타까운 것은 정치 상황이 어떻더라도 과거 노태우 대통령 시절부터 지금까지 30여 년간 우리 헌정사에서 하나의 관행으로 굳어져 온 것이 어제부로 무너졌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앞으로는 정치 상황에 따라 대통령 시정연설에 국회의원들이 불참하는 이런 이들이 종종 생기지 않겠나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결국 대통합뿐 아니라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가 더 약해지는 것이 아닌가. 국회를 위해서도 과연 바람직한지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좋은 관행은 어떠한 상황에 있더라도 지켜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시정연설에 담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해선 “어제 시정연설에서 국민의 혈세를 어떻게 쓸 것인지를 우리 국회와 국민께, 그리고 국내외 시장에 알렸다. 그리고 지금 건전재정기조로 금융안정을 꾀한다는 정부의 확고한 정책 방향을 국내외 시장에 알리며 국제 신인도를 확고하게 구축한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의원님들이 전부 참석하지 못한 게 아쉽지만, 법정 시한 내에 예산안 심사를 마쳐서 내년부터는 취약계층의 지원과 국가 발전과 번영에 필요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줬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라고 요청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법대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선 “미국 정부의 입장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조금 더 지켜보자”고 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한) 한국과 유럽 측의 우려에 대해 많이 들었고 우리는 분명히 이를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법이 그렇게 돼 있다. 우리는 법이 써진 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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