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11월 예정됐던 대형 할인 행사를 취소 또는 대폭 축소한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된 데 따른 결정이다. 정부 주최 미디어·콘텐츠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31일 신세계그룹은 내달 11일까지 진행 예정이던 쓱데이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핼러윈과는 무관한 행사지만 국가적 애도 분위기 속에 프로모션을 정상 운영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고심 끝에 6개월간 준비해온 그룹 최대 행사를 취소하는 결단을 내렸다. 롯데그룹도 지난 27일부터 시작한 롯키데이 관련 홍보와 마케팅, 벨리곰 이벤트 등을 전부 중단한다.
오픈마켓의 경우 입점 파트너사와 함께 준비한 행사인 만큼 전면 취소보다는 애도 분위기에 맞게 차분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지마켓은 빅스마일데이 행사명을 사용하지 않고 일반 쿠폰 할인 행사로 전환했다. 11번가도 십일절 페스티벌 명칭을 '그랜드 십일절'로 변경하고 페스티벌 관련 표현과 디자인을 모두 없앴다. 비극적 참사 속에 축제를 연상하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사회적 통념에 맞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티몬도 몬스터절을 할인 행사 중심으로 조용히 진행하되 축제 이미지를 전부 수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주최 예정이던 미디어·콘텐츠 행사도 취소 또는 연기·축소됐다. 과기정통부는 내달 1~4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릴 예정인 '차세대 미디어 주간' 행사를 대폭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콘퍼런스 등 일부는 소규모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한다. 과기정통부 주도로 국내 버추얼 프로덕션 생태계 조성·콘텐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공공기관·학계 등 주요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 버추얼 프로덕션 협의체' 발족식도 연기했다.
1일 경기도 파주 CJ ENM 스튜디오 센터에서 예정된 문체부 '제6차 방송영상산업 진흥 중장기계획' 발표도 연기했다.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 주재 문화예술계 현장 간담회도 취소됐다.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박보균 문체부 장관 등 미디어·콘텐츠 관계부처 고위급 인사와 문화·예술계 주요 기업 및 인사가 참여 예정이었다. 1일과 4일 문체부 주최 '청와대 가을을 물들이는 K-클래식' 1~2차 공연 행사도 취소됐다. 애도 기간 이후 3~5차 공연 진행 여부는 추후 결정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관련 11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된 만큼 축제 성격의 행사는 최대한 취소·연기할 계획”이라며 “반드시 개최해야 하는 행사는 소규모 또는 온라인 개최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2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케이블TV 방송대상', 3일 한국IPTV방송협회 '지속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콘퍼런스', 3~4일 한국음악콘텐츠협회 'MWM 페스티벌'이 잠정 연기됐다.
삼성전자도 1일 예정된 창립기념식 행사를 계획대로 진행하지만, 예년보다는 조촐하게 치를 예정이다. 한종희·경계현 두 대표 명의로 간략한 기념사를 전달하고, 수원 사업장에서 경영진과 일부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장기근속자 포상 등 연례 행사만 최소화해 진행한다.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처음 맞는 주요 행사로 '뉴 삼성' 비전 발표 등이 기대됐으나, 이태원 참사에 따른 국가 애도 기간임을 감안하면 이 회장이 이날 메시지를 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유통업계 할인 프로모션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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