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 '경고음'이 연이어 들려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생산, 소비, 투자가 동반 하락하며 지난 7월 이후 두 달 만에 또다시 트리플 감소세를 보였다. 반도체 부진으로 전산업생산지수가 전월 대비 하락하고, 소비판매액지수도 같은 기간에 비해 떨어졌다. 9월 전체 설비투자도 전달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태풍으로 주요 제철소 가동이 중단된 데다 재고가 쌓이면서 부정 영향을 미쳤다.
기업 자금 사정도 나빠지는 분위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기업 대출액은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말 976조원에서 현재 1321조원으로 30% 이상 증가했다. 대출액은 늘었지만 상환 능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기업의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DSR)은 같은 기간 2%포인트(P) 상승했다. DSR가 높을수록 상환 능력은 떨어진다. 비은행기관을 통한 기업대출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계속되는 이상 징후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발빠른 움직임이 요구된다. 오랜 기간 제기된 기업의 세 부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법인세제를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해 우리 기업이 동등한 환경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전경련이 주장한 대로 기업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엿보이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난주 시작된 3분기 실적 발표 결과를 보면 주요 기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놓았다. 대기업도 쌓여가는 재고 부담으로 사업계획 수립에 애를 먹는다. 중소기업은 지속되는 대출 금리와 환율 인상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전에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공격적 대책을 빠른 속도로 펼쳐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