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나 카카오스토리와 같은 정보통신 이용자의 급작스런 사망 등으로 방치되던 디지털 정보 처리할 수 있는 법제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관계부처 및 기업들과 '디지털 유산 승계 제도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고 의견을 모아 관련 법안 발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디지털 유산 승계에 대한 별도의 처리 규정이 없다. 현행 민법의 상속 규정을 준용하고 있으나, 재산적 가치가 없는 SNS상의 사진과 글 등의 정보는 상속의 대상이 아니다. 때문에 유족이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에게 개별적으로 승계를 요청해야 하는 반면, 기업 입장에선 가족이라 하더라도 개인 정보에 해당하는 내용을 무조건 전달할 수 없어 논란이 되어 왔다.
반면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은 대부분의 주에서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 승계에 대한 법률을 채택했고, 프랑스는 '프랑스디지털법(French Digital Republic Law)'에서 개인이 사망 전에 자신의 디지털 유산을 승계 또는 폐기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규정했다.
토론에 참석한 이환근 천안함재단 사무총장은 천안함 46용사의 미니홈피 사진자료 승계를 거론하며 이용자 편익을 위해 신청서류를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법 시행 이전 사망자 등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중론도 있었다. 김영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디지털 유산 승계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서비스별 특징에 따라 제3자의 개인정보가 포함되는 점 등을 고려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은아 의원은 “디지털 정보가 급격히 늘어가는 현실에 비춰 디지털 유산 관리에 대한 수요는 더욱 급증할 것”이라며 “오늘 토론회에서 나눠진 의견을 모아 사용자도 기업도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조속한 시일 내에 입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