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정부 디지털 규제혁신, 정보통신공사업계 화색

강창선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중앙회장
강창선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중앙회장

정부 주도의 디지털 혁신 기술을 통한 디지털전환이 모든 영역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디지털산업 활력제고 규제혁신 방안' 주제를 통해서도 디지털 산업 현장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디지털 산업을 경제·사회적 가치 태동의 근간으로 삼아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한편 정보통신 신시장 창출로 경제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낡은 규제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개선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과기정통부 발표에는 그동안 우리 정보통신공사업계에서 오랜 숙원 사업으로 건의해 온 네트워크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환경 구축과 인력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개선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업계의 더욱 큰 환영을 받고 있다.

첫째 현재 건축사만 수행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건축물 내 정보통신설비에 대한 설계 및 감리 업무를 정보통신 용역업자도 수행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내용이다. 정보통신기술(ICT) 발전과 4차 산업혁명으로 초고속정보통신설비, 지능형빌딩시스템 설비, 홈네트워크 설비 등 정보통신 설비가 날로 고도화·첨단화되며 해당 설비의 시공품질 확보와 유지·보수 및 관리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특히 최첨단 정보통신설비는 건물에 설치되기 전에 장비의 특성과 활용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해당 설비의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돼야 한다. 한 예로 문화회관 방송설비 공사의 설계를 건축사가 수행한 후 해당 설비 작동에 문제가 있어 내부감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잘못된 설계와 방송장비 규격 기술 기준 미적합으로 결론 나는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정보통신설비에 대한 설계를 정보통신에 대한 학문적·기술적 전문성을 갖춘 정보통신 용역업자가 아니라 비전문가인 건축사가 수행함에 따라 발생한 여러 사례 가운데 일부이다. 결국 잘못된 설계로 발생한 정보통신공사 부실 시공은 정보통신설비를 사용하는 국민의 피해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유사 분야인 전기와 소방의 경우 관련 전문가가 건축물 내 설계 감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제도 개선은 더욱 시급한 시점이다.

그동안 국회 및 감사원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꾸준히 제기한 바 있고 제도 개선에 대한 정부의 의지도 이번 '디지털 규제 혁신방안'을 통해 확실히 보여 주고 있는 만큼 정보통신공사 시공 품질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 규제혁신 방안에는 정보통신 기술 인력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자 등급체계 개선을 통해 정보통신공사의 시공 품질 향상 및 기술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보통신공사업법에서 초급부터 특급까지 4개 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 인력 자격 가운데 특급기술자는 2005년 정부의 기술자 제도 우대방안에 따라 기술사 자격 보유 시에만 인정하도록 2007년에 개정된 이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자의 평균 연령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2년 7월 기준 정보통신기술자 전체 19만5058명의 평균 연령은 50.7세로 모든 등급에서 고령화가 지속되고 있고, 특급기술자의 경우 평균 연령 및 60~70세 비중은 각각 62.0세 47.3%로 고령화 문제가 특히 심각함을 알 수 있다. 또 2007년 기준 정보통신기술자 가운데 특급기술자 비율이 2007년 24.1% 수준에서 2022년 현재 11.2%로 급감했다. 또한 2022년 기준 전년 대비 36명(전체 정보통신기술자 19만5058명 대비 약 0.017%)만의 특급 기술자만 증가하는 등 특급 기술자 인력 공급에 지속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반면, 건설, 전기의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특급을 인정하고 있으며, 소방의 경우 경력에 따라 기술사 뿐만 아니라 기능장, 기사, 산업기사도 특급으로 인정하고 있어, 특급 기술인력 수급에 안정성을 기하고 있다.

이번 규제혁신 방안에는 이러한 정보통신 기술 인력에 대한 등급인정체계를 개선해 네트워크 구축 인력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수급 애로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정보통신공사업계에서는 이번 정부의 규제혁신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며, 정보통신공사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네트워크 시공 환경 구축에 따른 전문성 제고 및 정보통신 기술 인력의 수급 애로를 해소한다는 점에서 이번 규제혁신 방안을 통해 조속한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빠른 변화와 심화하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융합서비스 출현과 빠른 환경 변화에 대응이 필요한 현 시점에서 네트워크 인프라 강대국의 면모에 걸맞은 정보통신설비의 시공 품질 확보 및 전문성 확보 등을 위해서는 네트워크 규제 혁신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이는 장차 방송·정보통신망의 초고도화를 촉진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강창선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중앙회장 soul140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