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데군데 코르크가 눌리고 한 눈에 봐도 낡은 버켄스탁 샌들 한 켤레가 경매에 등장했다. 예상 낙찰가는 최대 1억원. 가격이 비싸게 책정된 이유는 바로 이 버켄스탁의 주인이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이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테크 전문매체 기즈모도에 따르면, 11일부터 미국 경매업체 줄리앙 옥션에서는 1970~80년대 스티브 잡스가 애용했던 버켄스탁 샌들을 구입할 수 있다. 업체 측이 제시한 예상 낙찰가는 6만~8만달러(약 7980만~1억 650만원)다.
생전 스티브 잡스는 검은색 터틀넥에 청바지, 회색의 뉴발란스 운동화 등을 유니폼처럼 입고 다닌 것으로 유명하다. 이 조합이 일명 ‘잡스룩’으로 불리는 패션이지만, 1970~80년대 ‘잡스룩’에서는 운동화의 자리를 버켄스탁 샌들이 메우고 있었다.
이번에 등장한 버켄스탁 샌들은 캘리포니아주 올버니에 위치한 잡스 소유지 중 하나를 관리하던 관리인이 소유하던 것이다. 잡스는 자신이 쓰던 물건을 거의 보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버린 물건은 관리인들이 가져가거나 굿윌(중고 물품 기부단체)에 맡겨졌다고 소유자는 전했다.
이 샌들은 경매에 부쳐진 것은 지난 2016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3400달러에 낙찰됐다. 이후 2017년 독일 람스에 있는 버켄스탁 본사, 2018년 미국 첫 버켄스탁 매장인 뉴욕 소호점, 2018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디 차이트 전시회 등에 전시된 바 있다.
샌들이 전시회에 등장했을 당시, 잡스의 전 연인인 크리산 브레넌은 “그 샌들은 그의 유니폼 중 하나였다”며 “매일 같은 옷을 입으면 좋은 점은 아침에 무엇을 입을지 걱정할 필요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고 버켄스탁과 인터뷰하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