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선두인 스위스 론자와 미국 캐털런트를 수익성 면에서 추월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광수 가톨릭대 보건의료경영대학원 교수는 유럽기획연구 저널에 발표한 논문(바이오제약 산업에서의 퀀텀점프:한국의 유럽과 미국 따라잡기 사례)에서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으로 판단되는 수익성 측면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론자와 캐털런트를 추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캐털런트에 이어 지난해 론자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은 자체 의약품을 주로 생산하는 사업 영역 특성상 일반 CDMO보다 EBITDA 마진이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셀트리온과의 EBITDA 격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최근 CDMO 시장 동향을 감안할 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3년 안에 셀트리온을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바이오의약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신약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의약품 개발과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은 후발주자인 한국은 CDMO 비즈니스모델을 통해 퀀텀점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서 한국 기업이 유럽·미국 기업보다 낮은 등급을 받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오픈이노베이션과 ESG 역량이 개선할 약점이라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론자와 캐털런트는 우수한 ESG 등급을 기반으로 회사 가치와 수익성을 높이고 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및 셀트리온은 구체적 기업 지배구조, 탈탄소계획 등 ESG 평가가 동종 업계에서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전략 수립과 신뢰도 제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론자와 캐털런트는 적극적인 M&A와 파트너십을 통해 CDMO 역량을 강화했고 2019년 이후 지속적인 오픈이노베이션과 함께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면서 “안정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기업의 위상을 높이고 다양한 외부 지식을 내재화하는 데 중요한 만큼 라이선싱, 파트너십, M&A 등 네트워킹 역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