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 업계가 올해만 벌써 3만여명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한다. 세계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장기화가 미국 빅테크 수익 감소로 이어지면서 거센 인력 구조조정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14일(현지시간) 최근 입수한 내부 보고서를 기반으로 아마존이 직원 1만여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부진한 실적 등을 우려해 신규 채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아마존은 한 달여 만에 결국 인력 축소를 위한 칼을 빼 들었다.
아마존은 이번 구조조정에서 리테일, 인사, 단말 등을 중심으로 사무직·기술직 인력을 줄일 계획이다.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 담당 조직도 살생부에 올랐다. 다만 최종 해고 인력 규모는 유동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이 채용한 인력은 물류 근무자를 포함해 지난 9월 기준 총 154만여명이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팬데믹 이전인 3년 전과 비교해 2배가량 급증했다.
하지만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소비시장 정상화에 따라 온라인쇼핑 수요가 줄고,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확대 속도가 둔화했다. 반면에 물류비,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건비 부담은 크게 늘었다. 닛케이는 아마존이 추가 인건비 상승을 막기 위해 구조조정을 결정한 것으로 봤다.
아마존을 포함한 미국 IT 기업들은 속속 인력 해고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확대와 저금리를 발판 삼아 빠르게 몸집을 불렸지만 경기 둔화로 역풍을 맞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메타는 지난 9일 1만1000명을 정리해고한다고 밝혔다. 전체 직원 8만7000여명 가운데 13%에 달하는 규모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트위터도 전체 직원 중 절반인 3700명을 내보낼 계획이다. 머스크는 최근 정규직에 이어 계약직 직원도 대거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리프트(700명), 온라인 결제 서비스 스타트업 스트라이프(1100명), 소프트웨어(SW) 기업 세일즈포스(1000명) 등이 인력 감축 계획을 밝혔다. 올해 미국 IT 업계에서 최소 2만8500명이 일자리를 잃는 셈이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최근 미국 CNN 인터뷰에서 “앞으로 경기후퇴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 기업들이 고용인력 조정 방침을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요 정보기술(IT) 기업 인력감축 계획
자료:각사·니혼게이자이신문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