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에너지·제조 전방위 확대… 수교 60주년 새 지평 열다

신도시·에너지·제조 전방위 확대… 수교 60주년 새 지평 열다

신도시·에너지·제조 전방위 확대… 수교 60주년 새 지평 열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전자신문 DB>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전자신문 DB>

#우리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전 산업군에 걸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와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전방위 경제협력 관계에 진입했다. 산업계는 1970년대에 이은 제2 중동붐 기대감이 커졌다.

양국 정부와 기업은 17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수십조원에 달하는 투자 협약을 대거 체결했다. 빈살만 왕세자가 추진 중인 네옴(Neom) 시티 철도와 키디야(Qiddiya), 홍해(Red Sea) 지역 미래도시 건설에 우리나라 기업이 전방위로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우리나라와 사우디 국부펀드(PIF) 간에는 그린수소와 암모니아,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와 사우디는 원유 협력을 넘어 첨단산업과 신에너지까지 수십조원에 이르는 투자 협약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우디 투자부가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는 현대로템, 삼성물산, 한국전력공사, 롯데정밀화학, DL케미칼 등 국내 기업이 대거 참여해 총 26건의 협력 양해각서(MOU) 및 투자 계약이 이뤄졌다.

에쓰오일은 단일 외국인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국내 건설사(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와 체결했다. 또 현대로템과 사우디 투자부 간 네옴 철도 협력, 키디야·홍해 지역 미래도시 건설에 최첨단 3D 모듈러 공법 적용 협력, 국내 5개 건설사와 사우디 국부펀드 간 그린 수소 등 신에너지 협력 등 MOU가 교환됐다.

우리 기업과 사우디는 신도시 건설과 에너지, 제조 분야 등에 이르기까지 전방위 협력을 확대한다.

사우디 투자부는 현대로템(네옴 철도), 롯데정밀화학(화학), DL케미칼(합성유 공장 설립), 지엘라파(제약), 시프트업(게임), 와이디엔에스(스마트시티)와 MOU를 교환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로템이 사우디 고속철 사업을 수주할 경우, 한국 고속철의 첫 수출 사례가 된다.

우리 기업들은 사우디 국부펀드 및 사우디 기업들과 MOU를 체결하면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삼성물산과 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석유공사, 포스코 등 5개사는 사우디 국부펀드와 교환한 MOU를 바탕으로 사우디 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암모니아 등 신에너지 생산을 공동 추진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양국이 원유 중심 에너지 협력을 넘어 신재생 에너지로 협력을 확대하게 됐다. 이 외에 열병합(한전), 가스·석유화학(대우건설), 가스절연개폐장치(효성중공업) 등 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을 가시화하기로 했다.

제조 분야에서는 주조·단조 공장건설(두산에너빌리티), 산업용 피팅밸브(비엠티), 전기컴프레서(터보윈) 등의 협력이 이뤄진다. 바이오 분야에는 백신·혈청기술(유바이오로직스), 프로바이오틱스(비피도) 등이 사우디와 협력을 추진한다. 이 외에 스마트팜(코오롱글로벌), 엔지니어링서비스(동명엔지니어링), 재활용 플랜트(메센아이피씨), 투자 협력(한국벤처투자) 등 농업, 서비스, 투자 분야 협력 양해각서도 교환됐다.

이날 26건에 이르는 MOU 교환 및 계약 체결로 양국은 수십조원의 투자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네옴 시티 건설뿐만 아니라 에너지와 제조 등 전방위로 투자를 공고히 한다는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아 간 광폭 협력은 양국 정부가 5년간 협력 기반을 마련한 점도 주효했다. 산업부는 사우디 투자부와 함께 2017년 장관급 협력 플랫폼인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출범하고 물 밑에서 협력 기반을 다졌다. 특히 지난 10일 비전 2030 위원회의 5개 협력분과 중 제조·에너지 분과를 '제조 분과'와 '에너지 분과'로 분리하고, '농수산 분과'를 새로 추가하는 등 향후 협력관계를 구체화하기 위한 저변을 마련했다. 5년간 축적된 협력 관계가 빈살만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국과 사우디의 경제협력 관계를 조선, 자동차, 바이오, 청정에너지 등 첨단 제조업과 에너지 협력뿐만 아니라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교육, 보건 등 전 산업을 망라하는 전방위 경제협력 관계로 발전하는 새 지평을 열었다”며 “사우디의 대표적인 스마트시티인 네옴에 우리 기업이 철도망을 구축하고 양국이 수소기관차를 공동 개발하는 한편 키디야, 홍해 등 미래도시 건설에 한국의 최첨단 건축공법을 적용하는 협력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