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공영방송 MBC가 '악의적'이라고 작정 비판했다. 이과정에서 MBC와 대통령실 관계자가 충돌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MBC가 항의하자 반박 브리핑까지 내는 등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도어스테핑에서 동남아순방에서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가 “선택적 언론관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자유롭게 비판하시기 바란다. 언론, 국민의 비판을 늘 다 받고 마음이 열려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다만 MBC에 대한 전용기 배제는 우리 국가 안보의 핵심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그런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당위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면서 “언론도 입법, 사법, 행정과 함께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4개의 기둥이다. 사법부가 사실과 다른 증거를 조작해서 판결했다고 할 때 국민 여러분께서 사법부는 독립 기관이니까 거기에 대해서 문제 삼으면 안 된다고 할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또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언론의 책임이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더구나 그것이 국민들의 안전보장과 관련된 것일 때에는 그 중요성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발언 후 MBC 대통령실 출입기자가 '무엇이 악의적입니까?'라고 소리쳤고 윤 대통령은 대답없이 집무실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기자와 YTN 기자 출신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이 충돌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후 MBC가 악의적인 10가지 이유를 주제로 이재명 부대변인 명의 서면브리핑까지 냈다. △음성 전문가도 확인하기 힘든 말을 자막으로 만들어 무한 반복 △하지도 않은 말, 국회 앞에 미국이란 말을 괄호 안에 넣어 미 의회를 향해 비속어를 쓴 것처럼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거짓 방송 △MBC 미국 특파원이 가짜뉴스를 근거로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에 입장 표명을 요구. 마치 F로 시작하는 욕설을 한 것처럼 기정사실화해 한미동맹을 노골적 이간질 △미 국무부는 '한국과 우리의 관계는 끈끈하다'고 회신했지만 보도하지 않음. △이를 문제 삼자 '어떠한 해석이나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또 거짓말 △다른 언론사도 가짜뉴스를 내보냈는데 왜 우리에게만 책임을 묻느냐며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 △지금까지 사과는커녕 아무런 답변 없어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대통령 부부와 정부 비판에 혈안돼 대역을 쓰고도 대역 표시조차 하지 않음 △광우병 괴담 조작방송, 조국수호 집회 '딱 보니 100만 명' 허위 보도, 월성원전 방사능 오염수가 줄줄 샌다느니, 낙동강 수돗물에서 남세균이 검출됐다느니 국민 불안을 자극하는 내용들을 보도했지만 모두 가짜뉴스 △왜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지 공영방송으로서 성찰하기보다 '뭐가 악의적이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 등이 '악의적'이라고 주장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