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3개 첨단기술서 점유율 확대…韓, 세계 1위 5개 그쳐

중국 기업이 주요 첨단산업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한국, 일본 등 전통 강자를 밀어내고 있다. 특히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전기차, 차량용 배터리 등에서 존재감을 높이는 모양새다. 주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망에서 높아지는 중국 의존도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021년 기준으로 세계 경제활동에 중요도가 높은 56개 품목을 선정하고 각각 상위 5개 기업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소재 등 첨단기술이 필요한 28개 품목 가운데 13개에서 중국 기업 점유율이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연합>
<로이터=연합>

닛케이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 정부의 대 중국 반도체 수출규제 단행 등 악조건에서도 점유율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CATL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38.6%를 차지하며 선전했다. 지난 2020년 대비 약 12%포인트(P) 상승했다. 또 다른 중국 기업 비야디(BYD)의 점유율을 합하면 총 46%다.

BYD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닛케이는 BYD가 차량용 배터리를 내재화하면서 전기차 가격 상승을 억제한 것을 경쟁력으로 꼽았다. BYD는 올해 상반기 미국 테슬라에 이어 세계 전기차 판매량 2위에 올랐다.

배터리 절연체에서는 상하이에너지가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고 판매량을 확대, 28.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위는 일본 아사히카세이(10.7%)다. 닛케이는 중국 기업이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시작부터 끝까지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중국 BOE가 삼성디스플레이 고객사인 애플에 아이폰 시리즈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등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닛케이는 중국 기업이 전체 56개 품목 가운데 32개에서 상위 5개사에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점유율 확대 품목은 21개, 하락은 11개로 집계됐다. 코로나19에 따른 지역 봉쇄로 내수 시장이 불안정해진 품목에서는 점유율이 하락했다.

한편 각 품목에서 세계 1위 기업을 가장 많이 배출한 국가는 미국(18개)이다. 중국은 15개로 그 뒤를 이었다. 일본은 7개다. 한국은 5개에 그쳤다. 삼성이 스마트폰, D램, OLED 패널, 낸드플래시, 평판 TV에서 각각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