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풍력발전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보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은 풍력발전을 설치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독일, 인도, 스페인 등도 풍력발전을 활발하게 보급하고 있다. 내년에는 세계 풍력발전 보급 총 실적이 1000GW를 경신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된다.
우리나라의 누적 설치 용량은 2GW도 채 되지 않는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수용성 문제 등으로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규모 풍력' 중심 재생에너지 정책을 공언한 우리 정부가 풍력 보급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세계풍력에너지협회(WWEA)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도 상반기 풍력발전 동향(WWEA Half-year Report 2022)'을 최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세계에 설치된 풍력발전은 누적 874GW다. 올해 상반기 신규 설치 용량은 28.9GW로 전년 같은 기간 27.6GW와 비교해 1.3GW 더 많았다.
WWEA는 올해 연간으로 총 110GW를 보급,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예상되는 누적 설치 용량은 955GW다. 내년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져 세계 풍력발전 보급 물량이 총 1000GW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슈테판 그젱어 WWEA 사무총장은 “올해 중반에 나타난 고무적인 성장률 증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뿐만 아니라 화석연료 공급과 가격 문제에 상응하는 결과”라면서 “많은 정부가 이제 풍력발전 보급을 가속화하기 위한 새 정책을 시작했고, 내년에는 추가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세계 풍력발전 보급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도 활발하게 풍력발전을 보급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상반기 13.1GW 규모의 풍력발전을 설치,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미국(3.8GW), 영국(2.0GW), 스웨덴(1.2GW), 인도(1.1GW)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중국(40.7GW), 미국(14.6GW) 독일(6.7GW), 인도(4.2GW), 스페인(3.3GW) 순으로 풍력발전 설치가 전망된다.
세계적으로 풍력발전 보급이 가속화하는 흐름은 명확하다. 세계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 꼽히는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Global Wind Energy Council) 또한 지난해까지 세계에 설치된 풍력발전 누적 설치 용량이 837GW라고 밝혔다. 연간 설치용량은 2020년 95.3GW로 가장 많았고, 지난해에는 93.6GW로 두 번째로 많은 신규 설치용량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풍력발전 보급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국내에 보급된 풍력발전은 약 1.7GW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국내 풍력발전은 약 0.16GW(상업운전 개시일 기준) 규모가 신규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보급 실적을 합해도 누적 용량은 2GW가 채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이제 풍력발전 보급 성과를 거둬야 할 시점이다. 정부의 개선방안에 따라 우리나라가 지난해까지 보급한 풍력발전의 8배 넘는 물량을 앞으로 8년 안에 보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부는 지난달 발표한 '에너지 환경 변화에 따른 재생에너지 정책 개선방안'에서 올해부터 2030년까지 풍력발전 설비를 연평균 1.9GW 보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총 15.2GW 규모다.
정작 국내 풍력발전 보급 촉진을 위한 제도 정비는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5월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풍력발전 보급촉진 특별법안'에는 풍력업계 숙원 사안인 국내 풍력사업 인·허가 과정 간소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 법은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반대로 1년 7개월 동안 상임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WWEA, 상반기 풍력발전 동향
세계 누적 설치량 874GW 순풍
中·美·유럽 주도…韓 '제자리'
인허가 개선·사업성 보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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