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저널리스트가 우크라이나를 위한 성금 마련을 위해 400년 역사의 에메랄드 반지를 경매에 부치며 선한 영향력을 전파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7일 소더비 경매에 나오는 400년 전 에메랄드 반지에 대한 사연을 조명했다.
반지의 주인은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쉐라톤 호텔 체인 공동창업자의 딸 밋지 퍼듀. 그가 내놓은 6.25캐럿의 에메랄드 반지는 1622년 침몰해 1985년 인양된 스페인의 범선 누에스트라 세노라 데아토차(아토차호)에서 발견된 것이다.
하지만 반지는 400년의 역사보다 중요한 추억이 담겨 의미가 있었다. 바로 2005년 사별한 남편 프랭크 퍼듀가 1988년 약혼 당시 선물한 약혼 반지였기 때문이다.
닭고기 브랜드 ‘퍼듀 팜스’의 최고경영자(CEO)였던 프랭크는 양계업 동종업자이자 친구인 멜 피셔의 보물선 수색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15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진행된 작업 끝에 인양에 성공했고 멜 일행은 난파선 안에서 4억 달러에 달하는 보물을 찾아냈다.
프랭크는 지원의 대가로 에메랄드원석 등 상당한 양의 보물을 분배 받았지만 대부분을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재단과 델라웨어 테크니컬 커뮤니티 칼리지에 기증했다. 그 중 유일하게 남긴 것이 스페인 금화 더블룬 한 닢과 이 에메랄드 반지 하나다. 이후 밋지에게 첫 눈에 반해 열렬히 구애하며 이 반지를 선물했다.
밋지는 이 반지를 소중하게 금고에 간직하고 있다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설치하는 여성 피난처 기금 마련을 위해 이를 기꺼이 내놓은 것이다.
그는 인신매매에 대한 기고문을 작성하기 위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경험이 이번 기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습 위협 때문에 키이우에서의 첫날을 방공호에서 보냈다”며 “그때 금고에 잠들어 있던 약혼 반지가 떠올랐고, 러시아 침공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소더비 경매장 보석 부서의 전문가 알렉산더 에블렌은 밋지의 반지가 뛰어난 광산에서 나온 질 좋은 에메랄드의 예라며, 보석 자체의 가치만 따져도 5만~7만 달러(약 6600만~9240만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적인 가치를 고려하면 반지가 이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에 낙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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