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정기국회 종료 하루를 앞두고 비쟁점법안들을 처리했다. 지난 10월 카카오 먹통 사태에 따른 '카톡사태 방지법', 대중소 납품 공정성을 위한 '납품단가연동제' 등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한국전력 적자 문제 해소를 위한 '한전 채권법'은 부결됐다.
국회는 8일 본회의를 열고 여야 비쟁점법안 등 108개 안건을 처리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여야간 갈등을 빚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보고도 함께 진행됐다. 여야는 이 장관 해임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내년도 예산안 관련 이견으로 대치를 계속하는 가운데, 비쟁점 법안부터 우선 처리했다.
산업·경제 분야에서는 '카톡사태 방지법'으로 불리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이 사태 발생 2개월여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 수립 대상이 되는 '주요방송통신사업자'의 범위에 대형 부가통신사업자 및 집적정보통신시설 사업자를 포함하고, 재난관리기본계획의 내용에 서버, 저장장치, 네트워크 등의 물리적 기술적 보호조치 등을 포함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부가통신사업자가 정기적인 서비스안정수단 확보 현황 등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 관에게 제출하고, 국내 대리인 업무 범위에 자료 제출 등을 추가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여야가 연내 통과를 약속해 온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개정안(납품단가연동제)도 최종 문턱을 넘었다. 해당 법안은 여야 11명의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대안으로 통과됐다. 개정안 통과에 따라 앞으로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들은 납품 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 이상인 주요 원재료를 대상으로 단가 연동제를 적용하게 된다. 다만, 소액계약·단기계약이거나 계약 당사자간 상호 합의할 경우 예외로 할 수 있는 조항이 담겼다.
한국전력 적자 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된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은 부결됐다. 해당 법안은 한전의 사채발행 한도를 현행 자본금과 적립금을 더한 금액의 2배에서 5배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한전이 채권 발행을 확대할 경우 국가 전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전기요금 인상 없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부결됐다.
한편, 국회는 9일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의결을 목표하고 있다. 여야는 감액안 확정을 위해 최종 담판에 돌입한 상태지만, 여권의 '건전재정'과 야권은 '부자감세 불가' 기조 사이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본회의에서 “여야가 예산안 합의에 노력해 9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