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구매조직 주요 인사를 대거 교체했다. 구매팀장부터 주요 그룹장 인사에 변화를 줬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무선 조직은 구매 라인에 변화가 없었다. 삼성전자 사업부별 구매팀은 협력사로부터 부품과 원자재를 조달(소싱)하는 핵심 조직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개편과 보직인사에서 DS(반도체) 부문 구매 조직에 가장 큰 변화를 줬다. DS(반도체)부문은 신임 구매팀장으로 박진영 부사장을 선임했다. DS부문 구매팀 하부 조직인 설비구매그룹장, 부품구매그룹장, 테스트앤시스템패키지(TSP) 구매팀장도 교체했다.
원자재구매그룹장, 인프라구매그룹장, 구매전략그룹장은 유임됐다. DS부문은 내년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사업 확대와 파운드리 글로벌 수주 확대가 핵심 과제다. 글로벌 공급망 관리(SCM) 위기 대응과 재고 효율성 극대화 등을 위해 구매조직에 큰 변화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TV와 가전사업부 구매조직도 변화가 있었다. 기존 VD(TV)사업부 구매팀장이었던 고승환 부사장이 가전 구매팀장 자리까지 겸직하게 됐다. VD 사업부는 구매팀장을 제외한 하부조직의 그룹장이 대거 교체됐다.
판넬그룹, 반도체·발광다이오드, 글로벌소싱그룹장이 모두 새로 선임됐다. 구매팀장이 바뀐 가전사업부 구매조직은 SCM 그룹장을 제외하고 모두 유임됐다.
무선(스마트폰) 구매 조직은 주요 인사 변화가 전혀 없었다. 이우섭 무선 구매팀장이 유임됐다. 구매전략 그룹, 반도체 구매그룹, 디스플레이·배터리 구매그룹, 무선주파수(RF)·카메라 그룹, 전장, 글로벌소싱, 베트남 구매조직 모두 팀장과 그룹장에 변화가 없었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스마트폰 부품생산, 원가절감 프로그램인 '설계 경제성 검토(VE:Value Engineering)'를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 무선 부품 구매조직을 유지해 안정감 있게 원가절감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세계 경기 불황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삼성전자 실적 감소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구매조직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회사 이익을 극대화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원가와 구매 절감 업무는 핵심적이다. 구매 조직은 협력사와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신기술을 확보한 기업 발굴, 국산화와 내재화를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구매조직의 역량이 더욱 부각된다”면서 “삼성전자가 이번 인사에서 구매조직에 변화를 주고 위기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