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에프에이(SFA)가 5년여만에 수주잔고 1조원을 돌파했다.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사업다각화 전략이 주효했다. 수주잔고 절반 이상이 이차전지 부문에서 나왔다. 기존 수주잔고가 매출로 인식되며 에스에프에이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10% 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 기준 에스에프에이 수주잔고는 1조714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스에프에이가 수주잔고 1조원을 넘은 것은 1조490억원을 달성한 2017년 1분기에 이어 22분기(5년 6개월)만이다. 같은해 에스에프에이는 연결 기준 최대 매출 1조9203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디스플레이 매출 비중은 86%에 달했다.
에스에프에이는 이차전지, 반도체, 유통 부문을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디스플레이 사업 편중으로 인한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올해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수주가 확대됐다.
에스에프에이는 올해 초 국내 배터리 업체에 전극 극판을 일정 크기로 자르는 노칭 장비, 절단된 전극을 위로 쌓는 스태킹 장비 등 조립 공정 장비를 처음으로 공급했다. 여름에는 유럽 셀메이커에 약 1700억원 규모 후공정 장비와 물류 설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차전지 양산라인에 적용해 조립상태 전수 검사가 가능한 인라인 CT 검사기, 검출 정확도를 95%까지 끌어올린 인공지능(AI) 외관검사기도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3분기 에스에프에이 수주 잔고 중 이차전지 부분은 5494억원으로 51.2%를 차지했다. 직원 수 역시 672명으로 이전 분기 대비 45명 늘어났다.
증권업계는 기존 수주잔고가 4분기부터 매출로 본격 인식되며 올해 에스에프에이 매출이 1조75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매출 1조5650억원에 비해 약 10% 증가한 수치다. 수주 공시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 만큼 빠르면 내년 매출 2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스에프에이는 이차전지, 반도체, 유통 사업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해외 공장 수주전에 참여하며 이차전지 장비 매출 증가를 노린다. 에스에프에이는 지난 4월 SK온 헝가리 공장 디개싱 장비 공급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스웨덴 법인을 신설했다. 해외 고객사 AS에 대응한다.
고객사의 대형 물류 센터가 신설되는 유통·스마트팩토리 분야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능형 물류시스템 턴키 시스템으로 수요에 대응한다.
에스에프에이 관계자는 “성장세가 커지는 이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 수주 확대가 예상된다”며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장비를 선제적으로 개발하며 이차전지·유통·반도체 중심 중장기 성장기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