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국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여야간 물밑 협상은 계속 진행중이지만, 정작 법인세 인하와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예산 등 핵심 논쟁은 한치 양보도 나오지 않고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19일 국민의힘 주호영·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함께 예산안 추가중재를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여야 원내대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함께 주말 협의를 통해 상당 부분 합의점을 찾았지만, △법인세 인하 △행정안정부 경찰국 예산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무산 후 “김 의장은 1~2개 문제로 예산 전체가 보류돼 있는데, 양쪽이 받아들일 방법을 찾아 오늘 중으로 합의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양쪽이 받아들일 방법이 뭔지 찾아보고 접촉해 보겠다”고 했다.
회동에 불참한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원칙에도 맞지 않지만, 김 의장의 중재안을 저희는 최종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제는 책임있는 여당과 정부가 결단할 때”라며 “결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정부 여당이 결단을 하지 않아 이 상황에 이른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내부에서는 예산안 처리 전망이 엇갈린다. 상당 부분 접점이 좁혀졌다고 보는 측면에선 이르면 20일 본회의 혹은 이번 주중에 예산안 처리를 전망했다. 반면, 이날 회동 불발로 합의가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보는 측에선 연말을 넘길 수도 있다는 부정론이 나온다.
실제로 법인세 인하 관련해서도 주말 협의 상황에 대한 여야간 해석이 갈린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법인세 문제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 결과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볼 수 있는 단계는 됐지만, 마지막 쟁점이 경찰국·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박 원내대표는 “1%포인트(P) 인하를 받는 것은 나머지 쟁점의 일괄타결을 전제한 것으로, 1%P 인하를 기정사실화 해놓고 나머지는 못받겠다고 하는 것은 약속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쪽(국민의힘)도 의장 중재안을 못 받으면 우리도 물건너 간 것으로 법인세 1%P 인하도 안되는 것”이라며 “지금 의장께서는 저를 만날 게 아니라 주 원내대표나 추 경제부총리(를 만나야 하고), 안 되면 대통령과 통화를 해서라도 최종 중재안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은 앞서 김 의장이 여야 원내대표에게 쓴소리를 하며 예산안 본회의 처리를 당부한 날짜지만, 여야 모두 예산 합의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면서 또 다시 연기됐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