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민관 협력 결정체 '공간융합 빅데이터'

[ET단상]민관 협력 결정체 '공간융합 빅데이터'

이동통신 강국인 우리나라가 첨단 이동수단 강국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움직이는 모든 것이 스마트폰과 결합해 상상 이상의 생활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의해 생활 패러다임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된 것처럼 스마트 이동수단 역시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매킨지는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이 오는 2030년 87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모든 국가의 모빌리티 시장은 같은 출발선상에 있다.

우리나라는 전국 도로의 실시간 상황 공유가 가능한 C-ITS 인프라와 정밀도로지도 데이터를 구축했다. 국토교통부는 모빌리티 선도국가 도약을 목표로 2030년까지 탑승자가 운전에 개입하지 않아도 되는 레벨4(3차 자동차정책기본계획안)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율주행이 본격화되는 2025년 세계 수출시장의 모든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에 주행 시 무선 업데이트(OTA)기능을 장착해 고객의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신규 기능 추가도 이루어진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첨단 모빌리티로의 변화 중심에는 커넥티드카 시장이 있다. 전 세계 내연기관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플랫폼 기업인 구글, 애플 등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의 핵심 시장전략이 바로 데이터 플랫폼에 있다.

첨단 모빌리티 시장에서는 항공 모빌리티, 로봇 택시, 자율주행 물류배송 로봇 등 움직이는 모든 수단이 컴퓨팅이 가능한 디바이스가 된다. 이동 수단이 자유로운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개인화 서비스를 하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모빌리티 시장을 변화시킬 기술과 데이터는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다. 과거 우주를 향했던 인류의 미션이 정수기술, 웨어러블 센서, 에어쿠션, 나노기술, 초저전력 반도체 등을 개발해 모든 인류의 생활을 뒤바꾼 것처럼 말이다.

중요한 것은 공공이든 민간이든 노력과 방향을 초월한 하나의 미션이다. 한국지능정보화진흥원(NIA)이 지난 2019년부터 구축해 온 '빅데이터 플랫폼 및 센터 구축 사업'이 좋은 예다. NIA는 이 사업을 통해 16개 분야 빅데이터 플랫폼, 180여개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데이터 간의 활발한 교류를 독려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공간융합 빅데이터 플랫폼은 한국국토정보공사 주관으로 10개의 데이터센터를 모집해서 민간과 공공에서 구축한 드론, 자율주행, 부동산, 생활SOC 공간정보 빅데이터를 서비스하고 있다.

국방·토지·건축·행정 분야에서 국가기반데이터로 활용되던 국가공간정보가 국민에게 본격 개방된 지 10년이 지났다. ICBM(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이 공간정보와 만나 새로운 모빌리티에 핵심 인프라로 기능할 찰나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과 공간정보 융합이 맞춤형 개인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과 생활방식 융합이 수렴되는 곳에 메타버스가 있다. 이번에 공간융합 빅데이터 사업을 통해 창출되는 공공과 민간의 융합 공간정보가 메타버스의 핵심 자원이 될 것이다.

특히 메타버스를 선도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디지털트윈 자원이 지속 업데이트 될 공간융합 빅데이터 플랫폼은 우리나라를 선도적 테스트베드가 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트윈 실현에서 AI가 두뇌, 데이터가 혈액, 클라우드가 심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성공의 지름길을 위해 민·관 협력은 필수다. K-민·관 협력은 코로나19 상황을 거치며 국민 생활 안전을 위한 활약을 보여 준 바 있다. 예를 들어 질병관리청의 코로나 예약 접수 처리가 있다.

공공과 민간은 각자의 강점 분야로 협력체계를 이뤄 하루 최대 1941만건의 접속을 공공 클라우드로 처리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민간 간편 인증방식을 통해 하루 2989만건을 인증했다. 민·관 협력 컨트롤타워를 맡은 NIA가 민간과의 역할 분담을 통해 중복 접속률 22% 이하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했다.

가트너는 '미래 도시는 그 자체가 플랫폼이 되는 지능사회가 될 것이고 AI를 통한 데이터 분석과 자동화로 도시 전체에 다양한 정보가 신속하게 공유될 것'이라 했다. 이뿐 아니라 모든 작업과 업무는 공동 플랫폼을 통해 공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간융합 빅데이터 플랫폼의 수많은 데이터가 미래도시, 첨단 모빌리티의 자원이 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머지않아 방대한 네트워크 혈관을 통해 혈액 속 영양분이 되는 드론, 자율주행, 부동산, 생활SOC의 민·관 융합 공간정보가 ICBM과 융합돼 미래 사회의 기반이 될 것이다.

프롭테크 경쟁력을 강화할 부동산 데이터 입지 분석, 모빌리티 혁신을 일으킬 자율주행 데이터 및 주행 시나리오, 공공과 민간에서 첨단 공간정보를 활용한 환경·행정·여가 서비스, 생활SOC 데이터로 구축되는 안전한 스마트시티까지 일류 도시와 국가가 되는 것이다.

하만&부르크하르트가 모든 정보의 80%는 주소 위치와 관련돼 있다고 할 정도로 공간정보의 지분은 막대하다. 그동안의 공공 중심 공간정보 구축 및 활용 토대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 ICBM 시대에 와서 민·관 협력의 훌륭한 자양분이 되고 있다. 과거 지도와 내비게이션이 전부라고 생각되던 공간정보는 민간과 공공이 협업해서 만든 최초의 공간정보 유통 플랫폼과 함께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대전환되고 있다.

황병철 공간정보산업진흥원 디지털국토본부장 bc.hwang@space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