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도입이 빨라지면서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겁니다. 당연히 수요와 공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를 겁니다. ST는 안정적 공급망으로 SiC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습니다.”
SiC는 반도체 핵심 소재인 실리콘과 탄소를 화합한 물질이다. 실리콘과 견줘 전력 효율성과 내구성이 뛰어나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다. 특히 고전압에 강해 충전기, 트랙션, 컨버터 등 전기차 부품 핵심 소재로 수요가 커졌다. 전성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코리아 파워&디스크리트부문 이사가 SiC 공급망이 향후 전기차 시장 성패를 좌우할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하는 배경이다.
전 이사는 SiC 반도체 향방은 결국 시장 요구와 맞닿았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에 따르면 자동차 전동화에 따라 SiC MOSFET(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 중 하나) 수요는 현재 800만개에서 2027년 1억개로 예측된다. 전 이사는 “폭발적 수요에 대응하려면 안정적 공급망을 시급히 확보해야한다”며 “개발 초기 단계부터 양산까지 전 주기에서 SiC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ST가 SiC 연구개발(R&D)과 생산 능력 향상에 집중 투자하게 된 것도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대표적 R&D 성과는 온저항 개선이다. SiC 반도체 성능을 좌우할 핵심 요소다. ST는 지난해 기존 대비 온저항이 30% 개선한 제품(3세대)을 시장에 공급했다. 새해 SiC 반도체 생산 수율까지 극대화한 4세대 제품도 개발을 완료한다. 2024년 5세대, 2025년 6세대 등 장기적 제품 개발 로드맵도 수립, 시장이 요구하는 혁신을 달성할 계획이다.
전 이사는 SiC 생산 능력 또한 ST가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소수 반도체 공급사만 SiC를 생산할 수 있다. 모든 SiC 공정을 직접 수행하는 곳은 더욱 드물다. ST는 2019년 웨이퍼 제조업체 노스텔AB를 인수, SiC 잉곳을 직접 생산할 기술을 확보했다. 올해 말까지 이탈리아 카타니아에 SiC 기판 소재인 서브스트레이트 공장을 건설, 양산이 임박했다. 웨이퍼 생산량 경우 새해부터는 올해 대비 2.5배 생산량을 추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이사는 “SiC 시장 초기부터 대량 양산 체제를 갖추고 시장에 적시에 제품을 제공할 공급망을 확보했다”며 “다년간 자동차 고객에 공급한 노하우와 일원화된 공급망으로 차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 이사는 국내 SiC 시장 매력도 남다르다고 했다. 높은 시장 점유율과 성장세를 보이는 전기차 뿐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도 SiC 수요 확대를 전망했다. 그는 “ST는 국내 자동차 회사와 협업, 자동차 부품사의 해외 수주 등으로 필요한 SiC 단일 기능 반도체(디스크리트)와 모듈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최근 전기차 핵심 부품인 트랙션인버터, 온보더차저(OBC DC/DC)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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