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와 내연기관차 중심 자동차부품이 주축이었던 대구 산업지형이 전기차용 모터와 배터리,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첨단산업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현대 전기차 구동 모터는 대구에서 대부분 만들어지고, 이차전지 양극재를 생산하는 엘앤에프는 매출이 4조원에 이른다. 자율주행차 인프라도 전국에서 가장 탄탄하다. 지역의 산업구조 중심축이 미래 첨단산업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대구지역의 산업구조 변화는 우리나라 산업 구조변화와 맞물려 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이차전지를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여기에 AI와 데이터를 강조하는 디지털산업 시대에 접어들었다. 대구 역시 수성알파시티를 중심으로 기업을 모으고, ABB(AI·빅데이터·블록체인) 산업군을 중점 육성하고 있다.
전기차 선도도시를 표방하며 전기차 핵심부품도 선점했다. 조만간 대구국가산업단지에 모터특화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분야는 국토부 정책 방향에 맞춰 고속도로, 도심에서의 자율주행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차세대 로봇산업은 10년 전부터 준비해왔다. 현대로보틱스·야스카와전기 등 주요 로봇 기업이 터를 잡았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로봇산업클러스터, 이동식 협동 로봇 규제자유특구 등 산·학·연·관 협력 생태계가 구축됐다.
대구가 비수도권 최고 로봇 선도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국가산업단지 유치에서부터 시작됐다. 대구국가산단을 중심으로 로봇, 물 산업, 미래자동차, 의료, 에너지를 대구의 미래먹거리로 보고 집중적으로 육성한 덕분이다.
대구는 또다시 10년 후 산업변화를 예측하며 미래산업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우선, 전기차에서 발전된 도심항공교통(UAM)으로 혁신을 시작했다. UAM은 기체 제작에 필요한 경량화 소재, 배터리·모터 등 부품, MRO, 운항·관제 등 종합적인 생태계 육성이 필요한 산업이다.
대구는 우수한 부품 생태계, 전국 최대 규모 자율주행 실증단지, 수성알파시티 내 SW 집적단지 등 UAM 산업 기반이 잘 갖춰진 도시다. 지난해 10월에는 SK텔레콤, 한화시스템 등 국내 대기업과 'UAM 시범사업 및 상용화 추진과 UAM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UAM 산업의 본격적인 추진을 위한 닻이 오른 것이다.
미래 신산업을 위해 필요한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전방위적으로 디지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대구는 비메모리 반도체 중 4차 산업혁명에서 급속히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센서 반도체에 주목하고 있다. 지역에 기계·자동차·로봇 등 전후방 산업역량이 두터운 만큼 충분한 기회가 있다고 본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와 국내 최초 대구형 반도체팹(D-팹) 구축, 팹리스 기업과 수요기업을 연계해 센서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진단·치료에서 예방·관리를 강화하는 의료 패러다임 변화 시대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는 자기주도 맞춤형 의료가 가능한 디지털 헬스케어로 의료산업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특히 대구는 3D프린터, 의료용 사물인터넷(IoMT), 빅데이터, AI 등 의료 관련 디지털 전환 기술이 수도권 다음으로 우수하다. 한국뇌연구원, 케이메디허브, DGIST, KTL은 물론, 다수의 종합병원 등 풍부한 연구인프라와 임상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기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개인 건강정보 기반의 시민 건강서비스 '대구형 시민건강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ABB 산업으로 젊은 대구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ABB는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장 심한 산업 분야다. 지역 내 ABB 산업 비중은 전국에서 2%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구는 수성알파시티라는 비수도권 최대 규모 SW 집적단지에 디지털 혁신거점을 구축, 지속 가능한 벤처기업 성장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역의 산업변화는 산업 지형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센서(반도체)는 DGIST, 미래 모빌리티(모터, UAM 등)와 로봇은 대구 산단과 테크노폴리스, ABB는 수성알파시티, 디지털헬스케어는 대구경북첨단복합단지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대구를 가로지르는 동서 미래산업 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대구는 미래산업으로의 개편과 특화된 산업육성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한다. 2030년 지역내총생산(GRDP)은 타 시·도를 앞지르고,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도 꼴찌에서 벗어나 시민 모두가 꿈꾸는 더 나은 도시 대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승대 대구시 혁신성장실장 chengda03@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