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 차량사물통신(V2X) 모뎀을 개발, CES 2023에서 공개한다. 자율주행 핵심 인프라인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 시장이 보다 빨리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에티포스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소프트웨어(SW) 형태로 구현한 '5G-NR-V2X 사이드링크' 모뎀 플랫폼 개발을 완료,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 2023에서 공개한다고 1일 밝혔다.
회사는 제품을 오는 3월 출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칩세트 기업보다 6개월 이상 앞섰다. 미국 퀄컴과 이스라엘 오토독스 등 글로벌 기업은 5G 기반 V2X 칩세트를 2023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상용 자동차용 칩세트를 개발 중인 글로벌 기업과 달리 에티포스는 C-ITS를 도입하는 인프라 기관이나 연구기관을 겨냥하고 있다. 테스트 플랫폼을 제공해 V2X 기능을 갖춘 자동차 출시에 앞서 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계획이다.
에티포스는 SW 방식으로 모뎀 기능을 구현하면서 칩세트 기업보다 빨리 모뎀을 개발할 수 있었다. ARM 계열 AP에서 구동하는 SW로, 새로운 표준에 따라 업그레이드가 쉬워 유연하고 저렴한 특징까지 갖췄다. 새로운 표준이 업그레이드 나올 때마다 무선(OTA) 방식으로 모뎀 표준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AP와 호환되기 때문에 모뎀 진출을 원하는 AP 기업이 에티포스 지적재산(IP)을 활용해 V2X 시장 진출도 가능해진다.
C-ITS 중 하나인 V2X는 차량과 다른 차량이나 인프라 등과 정보를 주고 받으면서 안전 기능을 향상시키는 통신방식이다. 시장은 초기 단계이지만 근거리전용무선통신(DSRC·웨이브)과 셀룰러 기반 C-V2X 방식을 두고 진영간 싸움이 이어져왔다. 국내에서도 수년간의 정책 연구를 추진한 후에도 결국 결정하지 못하고 단일 규격 결정을 2024년으로 미룬 바 있다. 웨이브는 확장성이 떨어지지만 실증을 마친데다 롱텀에벌루션(LTE) 기반 V2X 속도나 성능이 웨이브와 견줘 크게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5G V2X는 웨이브보다 속도가 5배 이상 빠르고 지연 시간도 축소해 웨이브보다 월등한 성능을 자랑한다. 우리나라는 2023년까지 웨이브와 C-V2X 실증을 모두 진행할 예정이다. 에티포스 테스트 플랫폼이 실증에 속도를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주관 C-V2X 모뎀 자체 개발 과제 지원을 받아 이 제품을 개발했다.
임용제 에티포스 대표는 “1분기 내 본격 출시를 앞두고 처음 대중 앞에 공개하는 것으로, 세계 V2X 시장에 파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글로벌 기관들도 V2X 생태계 확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