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인공지능(AI)과 도심항공교통(UAM)을 직접 챙긴다. AI와 UAM 관련 조직수장을 겸임하면서 상용화에 승부수를 던졌다. AI를 모든 사업분야에 적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AI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한 조직 기반을 구성하기 위한 행보다.
2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유영상 대표는 △대표이사(사장) △에이닷(A.) 추진단장 △미래기획팀장 △UAM 태스크포스(TF)장 등 사내 4개 직책을 겸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 사외 직책까지 포함하면 SK그룹 ICT위원회 위원장, SK브로드밴드 대표까지 겸직한다.
유 대표 겸직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AI'다. 에이닷추진단은 프로젝트관리책임자(PMO)와 기획·개발, 테크, 데이터, 검색·추천, 데이터인프라 담당으로 구성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유 대표 직속으로 아폴로TF를 운영하며, AI 디지털에이전트(개인비서)인 에이닷을 출시했다. 에이닷추진단은 이같은 성과를 확장해 에이닷 저변을 미디어 등 다양한 소비자(B2C) 분야로 확산하고 글로벌시장까지 진출하기 위해 정규 조직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이닷추진단 내에는 미래기획팀을 배속, 유 대표가 팀장을 겸임하고 김지현·손인혁 PMO 등 AI 전문가를 겸임 배치했다. 미래기획팀은 AI 기술에 인문학과 사회과학 등을 접목해 중장기 AI 전략 로드맵을 구상하는 역할이다. 유 대표는 에이닷추진단을 통해 AI기술의 상업적 확산을 책임지는 동시에 미래기획팀을 통해 장기 비전을 그리는 역할까지 직접 챙기는 구조를 확립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대표는 2023년 신년사에서도 AI컴퍼니로 도약을 강조했다. 2023년을 '도약과 전환'의 해로 만들어 나가야 하며 '기술과 서비스로 고객을 이롭게 하는 AI 컴퍼니' 비전 실천과 성과를 가시화하는 한 해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무선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등 기존 사업을 AI로 재정의하며 타 산업의 AI 전환(AIX)도 적극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유 대표는 “AI 컴퍼니 비전을 바탕으로 계묘년 올 한해 검은 토끼처럼 크게 도약(Big Leap)하여 내년부터는 크게 수확(Big Reap) 할 수 있는 기반을 다 같이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또 유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UAM TF장을 겸임한다. 2025년 UAM 상용화를 앞두고 올해가 중요 전기가 될 것으로 판단,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챙기면서 기술과 시장을 선점하려는 포석이다.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 등 글로벌기업과 활발한 UAM 협력을 모색하는데에도 CEO가 직접 TF장을 겸임하는게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표>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겸직 현황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