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다룬 뮤지컬 영화 ‘영웅’이 상영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우익 세력이 안중근을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하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못 받은 탓”이라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재일동포와 유학생들로부터 제보를 받았다며 “일본 측 SNS상에서는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간주하여 큰 논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뮤지컬 영화 ‘영웅’이 개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 영화는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다. 이를 두고 일본의 일부 네티즌들이 안중근이 ‘테러리스트’라는 주장을 하고 나선 것이다.
서 교수에 따르면, 문제가 심각한 트위터에서는 “안중근은 영웅이 아니라 테러리스트다”, “테러리스트를 영화화한 한국”, “이 영화를 근거로 한국과의 국교단절” 등 내용을 담은 글이 올라오고 있다.
또한 “이란이 오사마 빈 라덴을 영웅시해 9.11테러 예찬 영화를 만든것과 같은 것”, “한국에서는 비무장인 상대를 기습적으로 총격해 살해하는 행위가 영웅인거냐?” 등 어처구니없는 글들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 교수는 “이러한 일본 누리꾼들의 어이없는 반응은 역시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못 받았기 때문이다”라며 일본 정부의 올바른 역사교육 부재가 이 같은 상황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K-콘텐츠가 두렵긴 두려운 모양”이라며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K-콘텐츠를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가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14년에는 중국에 안중근 기념관이 개관하자 일본 전 총리를 지낸 스가 요시히데가 “일본의 초대 총리를 살해, 사형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라고 말해 일본 우익 세력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고 서 교수는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