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학들이 더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과학자가 있다. 뇌 연구 기술을 다루는 박영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관성을 따라 기존 방식을 따라갈 수 있었지만, 새로운 요소를 더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박 교수는 증강현실(AR)로 생물실험 과정 중 조교-학생 간 밀접한 상호작용을 이뤘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생물 실험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박 교수는 “생물 실험교육은 디테일한 교육이 필요해 늘 조교와 학생이 긴밀히 소통하며 교육이 이뤄졌는데, 한동안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에 눈을 돌렸다. 그리고 학생들이 AR 장치를 통해 원격으로 실험 과정·단계에 대한 시각화 정보를 받고, 궁금한 부분이 생기면 즉각 문의도 가능한 체계를 구성했다. 조교에게도 학생의 상황이 영상으로 바로 전달돼 원활한 조력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존 대면상황에서나 가능하던 실험 교육을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도 이룬 것이다. 학내 교육학습혁신센터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3달여에 걸쳐 체계를 만든 결과였다.
박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로서 학생들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생명과학과 02학번으로 석·박사 학위도 KAIST에서 받은 동문이다.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활동하다 2020년 가을에 돌아왔다. 박 교수는 “교수에 앞서 선배로서, 학생들이 느끼는 어려움과 아쉬움을 그냥 넘기기 어려웠다”며 “인생의 11년을 보낸, 고마운 KAIST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 결과 대외적으로도 새로운 교육법이 인정을 받았다. 박 교수는 이번 성과로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주최·주관한 '대학 원격교육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개인 부문 최우수상(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수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이 새로운 교육법의 도움을 받고 있다. 새로운 실험 교육은 대면 수준의 수업을 가능케 했음은 물론이다. 학생들의 시간 활용도 보다 효율적으로 바꿨다. 박 교수는 “이전에는 조교와 학생이 스케줄을 맞춰 한 공간에 같이 있어야만 했다”며 “원격으로 이뤄지는 교육으로 시간적 제약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어 학생의 주체적인 시간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를 발판으로 '통합 생명 실험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대상을 다각도로 관측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그는 “시간적인 제약이 없어지면 다양한 수준의 실험을 한 수업에 포함시킬 수 있고, 실험들을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고 통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며 “이런 통합 생명 실험교육을 실제로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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