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한반도 군사분계선 같은 ‘한국식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영토를 분단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끝내려 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인사가 8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C) 서기(사무총장 격)는 이날 전황 정보를 전하는 현지 방송사들의 연합 뉴스 프로그램인 '통합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현재 (러시아로부터) 한국식 시나리오를 제안받고 있다. (남북한을 갈라놓은) 악명 높은 '38도선'(휴전선)이다”라며 “(러시아는) 여기에는 이런 우크라이나인들이 있고, 저기에는 다른 우크라이나인들이 있다(고 말한다). 나는 그들이 우리에게 제안할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가 ‘38도선’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닐로우 서기는 “최근 한국 대표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들은 (휴전선 설정이라는) 양보를 한 것이 실수였다고 생각하고 있더라”면서 “현재 그들(한국인들)은 (장기적 분단이라는) 문제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발언의 구체적인 주체는 밝히지 않았다.
이는 전쟁 초기부터 계속해서 제기된 시나리오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향후 두 지역 사이에 한반도의 남북 대치와 같은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다닐로우 서기는 이번 발언을 통해 분단 방식의 휴전 가능성을 일축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지역(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자포리자주, 헤르손주)을 러시아 측에 양보하고 국토가 분단되는 조건은 우크라이나측에 선택지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 “러시아의 드미트리 코자크 대통령행정실 부실장이 은퇴한 유럽 정치인들과 회담을 하러 가서 그들을 통해 러시아가 현재상태(4개 점령지 병합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양보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우리를 휴전 협상으로 나오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쟁이 현재 교전 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한 다닐로우 서기는 내달 벨라루스의 전쟁 개입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황이 더 격화할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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