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클라우드는 '소버린 클라우드'를 앞세워 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유럽에서 소버린 클라우드 현지화 전략을 펼친 후 현지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로 성장할 방침이다.
박종열 네이버클라우드 사업전략 리더는 “소버린 클라우드는 현지 국가의 자주권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에 현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파트너십은 당연하다”며 “유럽 공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로컬 통신사나 시스템통합(SI) 기업과 전략 파트너십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클라우드가 클라우드 기획, 설계, 구축, 운영을 지원하고 단계적으로 역량을 이전해주는 방식의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유럽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다. 현지 메이저 통신사, ICT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으려는 이유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메이저 통신사나 ICT 기업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와 파트너십을 체결, 소버린 클라우드를 구축·운영한다. 그러나 미국 클라우드 법(Cloud Act)으로 미국 기업이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유럽의 정보를 가져갈 수 있는 데이터 유출을 우려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 지점을 공략한다. 클라우드 법을 걱정하면서도 미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유럽의 아이러니한 상황을 지적하며, 네이버클라우드를 사용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한국 정부가 만든 '클라우드보안인증제'(CSAP)에 맞춰 공공 클라우드를 구축·운영하는 경험을 강조한다. CSAP를 경험해봤기 때문에 어떤 국가 방침이든 맞출 수 있다는 게 네이버클라우드 입장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유럽이 데이터 관련 규정과 법규를 만들고 클라우드를 구축하려고 할 때 해당국에 필요한 소버린 클라우드를 구축할 수 있다고 어필한다. 여기에 운영 노하우, 기술 등까지 전수해줄 방침이다.
EU 클라우드 얼라이언스(European Alliance for Industrial Data, Edge and Cloud) 가입도 준비하고 있다.
박 리더는 “처음에는 EU 소속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가입이 가능한지조차 의문이었지만 우리가 가진 한국에서의 경험과 기술력, 한국의 규제 등에 관심을 보이며 충분히 가입이 가능하다고 피드백을 받았다”며 “현재 가입 신청을 했고, 추가 문의 사항에 지속 답변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가입 전이지만 얼라이언스에서 진행하는 포럼에 참여해서 관련 기업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EU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면 회원사인 현지 통신사, ICT 기업과 더욱 적극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소버린 클라우드 관련 논의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소버린 클라우드 시장 수요가 이미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박 리더는 “소버린 클라우드의 잠재적 시장은 모든 공공, 의료, 금융 등 민감 데이터가 있는 모든 곳”이라며 “데이터 주권에 대한 요구는 과거부터 존재했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정부 정책 수립, 자국 내 사업자들의 기술·운영 역량이 문제여서 실현되지 못했던 것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유럽에서 소버린 클라우드 관련 법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유럽 ICT 사업자와 글로벌 CSP 협력 모델들이 나오면서 소버린 클라우드의 형태가 구체화되고 있어 시장 수요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