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 오작동으로 미국 전역의 국내선 항공기 운항이 한때 전면 중단됐다.
11일 오전(현지시간) 미 연방항공청(FAA)은 전산 정보 체계 ‘노탐’(NOTAM) 오작동을 이유로 운항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는 발령 90분이 지난 오전 8시 50분쯤 해제됐다.
노탐은 조종사들이 이륙 전 반드시 파악해야 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특정 활주로의 조명이 꺼졌거나, 타워 근처의 안전등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 비행 구간에 에어쇼가 계획돼 있는 등 안전과 직결되는 정보를 제공한다.
AP통신은 이번 사태로 미국 전역에서 2만 1000편 이상 비행이 지연됐다고 전했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국제선 1840편도 영향을 받았다.
로이터와 CNN 등은 이번 사태가 스페인 마드리드와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일부 도시에서 미국편 비행이 수시간째 지연되는 사태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90분간의 중단 명령은 미국 전역의 항공편을 마비시켰다. 운항 지연의 연쇄 효과가 대부분의 항공사에 영향을 미치면서 지연 출발과 연착, 결항이 이어졌다.
시카고 등 일부 공항은 FAA의 운항 중단 명령 해제 이후에도 자체적으로 한동안 이륙을 중단해 피해를 가중했다. 시스템 복귀에도 여파는 여전히 이어져 항공 지연 및 운항 취소에 따른 전체 피해는 한동안 계속됐다.
전국적 항공편 운항이 이처럼 전면 중단된 것은 9·11 사태 이후 처음이다. 이번에는 비록 일시적이었지만 예고 없는 중단에 승객들은 혼란에 빠졌다.
제대로 된 일정 공지를 받지 못해 공항 의자마다 몇 시간째 비행 재개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비행이 끝내 취소돼 허탈하게 발길을 돌리는 사례도 속출했다. 일부 승객은 비행기에 오르기까지 했으나 이를 취소하고 비행기에서 내려야 했다.
당국은 일단 원인 파악 및 시스템 복구에 주력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과 통화했고, 그들은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있지 않다"며 "원인을 파악하면 곧바로 나에게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이 몇시간 내에 원인을 파악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중국, 북한 등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관련 문제에 대해 보고받았고 사이버 공격의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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