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을 준비하던 한 여객기 내부에서 보조 배터리가 터져 승객 189명이 대피하는 아찔한 사고가 일어났다.
싱가포르 공영방송 채널뉴스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사고는 10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타오위안 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싱가포르 스쿠트 항공 TR993편에서 발생했다.
한 승객이 휴대한 보조 배터리가 발화해 좌석에 불이 옮겨붙었다. 순간 과열된 배터리가 팽창하거나 폭발하는 ‘열 폭주’ 현상으로 보인다. 이 사고로 보조 배터리 소유자와 옆자리에 앉아 있던 동료로 보이는 승객 등 2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지만 나머지 승객들은 무사했다.
다른 탑승객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16번 열 좌석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주변에는 연기가 자욱하다. 겁을 먹은 승객들이 자리에 일어나 우왕좌왕했고 “비켜주세요”, “내보내주세요” 등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이에 승무원들은 불을 끄며 승객들을 진정시켰다.
항공사는 배터리 소유 승객과 옆자리 일행이 가벼운 화상을 입어 치료를 제공했고, 운행 지연에 따른 보상으로 승객들에게 숙소와 식사 등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다만 항공기는 이륙이 불허돼 게이트로 다시 이동했다. 이 사고로 다른 항공기 이착륙에 지장은 발생하지 않았다. 스쿠트 항공은 이번 사고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보조 배터리 등 배터리는 보통 항공사에서 수하물로 옮기는 것을 금지하고 기내 휴대만 허용한다. 이어폰과 보청기 충전기도 포함된다. 배터리 용량이 클 경우 항공사별 기준에 따라 반입 자체가 금지되기도 한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