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해외 진출과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과 대등한 경쟁을 위해 플랫폼 지원을 확대하고 정책 컨트롤타워를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미디어미래연구소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내 OTT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방안'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찬구 미디어미래연구소 연구위원은 OTT 관련 정책 컨트롤타워 수립, 글로벌 진출 진흥기구 통합 운영 등 실질적인 OTT 글로벌 진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OTT 관련 데이터를 확보해 명확한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고 후발 사업자에 대해 적극적인 진흥·지원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정부가 콘텐츠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 정책·예산 지원을 OTT 콘텐츠 위주에서 플랫폼으로 확대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미디어 관계부처가 올해 1400억원 전후 예산을 투입하지만 상당수 콘텐츠 제작에 집중됐다는 판단이다. 〈본지 1월 4일자 19면 참조〉
특히 OTT가 꾸준히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 확대 등 선순환 생태계 조성과 세액공제 확대를 제안했다. OTT 사업자는 직접 제작이 아닌 외부 제작사와 협업·투자로 자체 콘텐츠를 확보한다. 그럼에도 세제지원 등 콘텐츠 추가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은 전무하다. 제작지원사업과 콘텐츠 펀드나 제작사와 구성한 컨소시엄 등 일부 지원이 전부다.
이 위원은 “막대한 투자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도입이 시급하고 공제율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30%로 상향해야 한다”며 “방송프로그램 방영 이후 음악저작권료를 정산하는 방송보상금제도를 OTT로 확대 적용하는 등 차별적 규제를 개선하고 합리적 저작권료 책정과 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원 경희대 교수는 넷플릭스·월트디즈니 등 연간 20조~40조원을 투자하는 글로벌 콘텐츠기업 대비 K-OTT 투자액과 오리지널 콘텐츠 작품 수가 열위에 있다고 판단, 개인화 추천시스템 고도화 등 플랫폼의 '고객 경험 향상(CEE)'을 통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공동제작, 글로벌 사업자와 전략적 제휴 등을 도모해야 한다”며 “실시간 방송 등을 통해 차별화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밝혔다.
OTT 해외 진출 방안으로는 동남아시아 등 한류 확산세가 큰 나라의 소비 수준을 고려, 기존 구독형 모델로 진출하기보다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 플랫폼 등 광고형 모델을 복합한 '하이브리드 플랫폼' 형태 진출을 제안했다. 안정적 수익 창출을 위한 복안이다.
업계는 지속가능한 성장 지원과 규제 최소화를 주문했다. 고창남 티빙 국장은 “산업 정체기에도 콘텐츠 성과로 성장했다”며 “글로벌 경쟁을 위한 콘텐츠 투자 등 리소스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승 왓챠 이사는 “OTT 성장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정확한 진단에 따른 정책·제도로 해결해야 한다”며 “저작권 보상청구권 제도는 OTT가 아닌 제작사와 해결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회 과방위는 K-OTT 글로벌 경쟁력 강화 지원을 약속했다. 변재일 의원은 “OTT 정책 컨트롤타워 부재로 부처간 역할 혼재와 과도한 규제 해소, 투자 세액공제는 국내 OTT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영식 의원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대비해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OTT의 글로벌 진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