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금투협회장 “예금 비중 너무 높다…주식·채권 장기투자 지원책 필요”

17일 금융투자협회 신년인사회에서 서유석 신임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 신년인사회에서 서유석 신임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서유석 신임 금융투자협회장은 2023년 자본시장이 “선진국과 비교해 예금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연속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주식·채권 시장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역머니무브 상황이 심각하며, 이를 보완할 정부 차원의 대책도 필요하다고 봤다.

서유석 회장은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예금으로의 머니무브(역머니무브)가 계속될 수는 없으며, 개인투자자들의 채권투자 증가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며 “선진국처럼 채권투자에 대해서도 장기투자 지원책이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채권 시장에서 개인은 사상 최대 규모인 20조600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코스피는 연초(2988포인트) 대비 20% 이상 후퇴하며, 전쟁 중인 러시아를 제외하면 G20 국가 중 가장 많이 하락했다. 이를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그만큼 자본시장에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이 서 회장의 시각이다.

서 회장은 “예금은 만기가 한정돼 있지만, 자본시장을 통하면 고금리 인컴형 자산을 예금보다 훨씬 길게 투자할 수 있다”며 “개인의 채권투자에서도 리스크 관리 및 분산투자를 위해 직접투자와 간접투자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이날 자본시장에 대해서도 '주식 및 채권 장기투자 세제지원' '장기투자 비과세펀드' 등의 시장 활성화 정책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라며 앞으로 정부에 적극 건의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세제혜택안을 담은 법안의 국회 통과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

내부통제·투자자보호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뜻도 밝혔다. 금투업계는 최근 수년 간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투자자 신뢰를 크게 잃었다.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투자자 신뢰 상실은 업계의 존립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서 회장은 “협회도 회원사의 내부통제 강화를 지원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실질 자율규제를 실시하겠다”며 “아울러 지난해 12월 시행된 방문판매법에 따라 방문판매가 업계에 안착되도록 모범규준 등을 지속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사적연금' 시장 활성화도 시급하다고 강변했다. 최근 공적연금 개혁에 따라 보완관계에 있는 사적연금의 역할이 커진 측면을 주목했다.

서 회장은 “올해가 사적연금 시장으로의 '그레이트 머니무브'가 일어나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적연금 수익률 개선으로, 사적연금이 국민노후소득 일익을 분담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