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이 원자로에서 동력을 얻는 ‘핵추진 우주선’을 개발해 이르면 2027년 달 궤도에 시험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미릴랜드중 내셔널하버에서 열린 미국항공우주학회(AIAA)에서 이를 발표했다.
첨단 열핵 추진 기술은 나사와 미군 연구개발 기관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공동으로 개발한다. 넬슨 국장은 이 신기술을 통해 심우주로 더 빠르게 오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화성 유인탐사를 준비하는 주요 요건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열핵추진 기술은 화학반응 대신 핵융합 원자로에서 얻은 고열로 산화제 없이 액화 추진제를 가열해 가스로 만들어 분사하면서 추진력을 얻는 것으로 화학연료 로켓 엔진보다 3배 이상 효율이 높은 것으로 연구돼 있다.
나사는 화성처럼 멀리있는 심우주 천체에 인류를 보내기 위해 열핵추진 로켓 엔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의 화학연료 엔진으로는 화성까지 도달하는데 약 9개월이 걸리지만 핵추진 엔진은 이를 4개월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나사는 추측했다.
도달 시간이 짧아진다면 우주비행사들이 심우주 방사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나사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식량 등 공급품의 양이 줄어드는 부가적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나사는 2021년부터 DARPA가 진행해 온 쾌속 로켓 시연 프로그램 ‘드레이코’(DRACO)에 합류하게 됐다. 드레이코는 지구와 달 사이에서 이뤄질 쾌속 로켓 시연 프로그램으로, 이를 통해 열핵추진 우주선을 개발하고 이르면 2027년께 시험 발사할 계획이다.
나사의 열핵추진 우주선 비전은 수십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사는 1960년대 말 열핵추진 로켓 개발 프로그램(NERVA; Nuclear Engine for Rocket Vehicle Application)을 통해 화성 탐사를 수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예산 삭감과 냉전 고조 등의 이유로 1972년 중단됐다. 이후 달 복귀와 화성 유인 탐사가 다시 추진되면서 재개된 것이다.
나사는 이 외에도 에너지부와의 협력을 통해 달 표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원자로 설계 연구 용역을 주는 등 우주탐사 분야에서 핵기술 활용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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