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재활용 가능한 열경화성 고분자 복합소재 개발

열전도도 높고 밀도는 낮아
방열성, 경량성 동시 구현

김채빈 부산대 교수팀(왼쪽부터 김 교수, 전두표 학생, 윤여명 학생)
김채빈 부산대 교수팀(왼쪽부터 김 교수, 전두표 학생, 윤여명 학생)

재활용 가능한 반도체용 경량 방열 고분자 복합소재가 개발됐다.

부산대는 김채빈 응용화학공학부 교수팀이 자동차나 휴대용 전자기기 등에 사용하는 차세대 반도체용 열경화성 고분자 복합소재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복합소재는 열전도도는 높고 밀도는 낮아 경량성과 높은 방열성(열을 방출)을 동시에 갖고 있다. 또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다.

전자기기에서 발생한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면 기기 오작동이나 폭발까지 일어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열소재를 사용한다.

고분자 복합소재는 작고 가벼우며 가공이 쉽고 유연하다. 고분자 특성과 열전도성을 동시에 발현할 수 있는 방열소재다. 소재 안을 '열전도성 물질(필러)'로 채워 필러 간 연결로 열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필러를 많이 채우면 고분자 복합소재의 가볍고 가공하기 쉽고 유연하다는 장점이 줄어든다. 고분자 복합소재에서 필러를 60%까지 채워도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열전도도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김 교수팀은 적은 함량의 필러로도 연결 효과를 높이는 방식으로 소재 경량성과 높은 열전도도를 동시에 구현했다. '동적공유결합(외부 자극에 따라 분리·재결합이 가능)으로 만든 고분자(CAN)'를 복합소재 재료로 사용했다. CAN은 재활용 가능한 열경화성 고분자의 일종이다.

시편을 만들어 시험한 결과 필러가 CAN 영역 사이 경계면에 선택적으로 자리 잡아 효과적으로 필러 간 연결을 형성했다. 가열하면 점도가 다소 느리게 감소하는 CAN 수지 특징이 발현된 것이다.

효과적인 필러 네트워크 형성을 지닌 고방열 경량 고분자 복합소재(왼쪽)와 복합소재의 반복 재가공 및 화학적 재활용을 통한 필러 회수(오른쪽)
효과적인 필러 네트워크 형성을 지닌 고방열 경량 고분자 복합소재(왼쪽)와 복합소재의 반복 재가공 및 화학적 재활용을 통한 필러 회수(오른쪽)

열경화성 고분자는 한 번 경화하면 재가열해도 녹지 않는다. 재가공이 가능한 열가소성 고분자도 가열 시 점도가 낮아지기는 하지만 점도가 급격히 감소해 효과적인 필러 연결이 어렵다.

김 교수팀은 열경화성 고분자와 열가소성 고분자의 이러한 한계점을 외부 자극에 분자구조가 유연하게 분리·재결합 할 수 있는 CAN 수지로 해결했다.

김 교수팀이 만든 복합소재는 1.75g/cm³ 낮은 밀도에서 13.5W/m·K의 열전도도를 나타냈다. 기존에 필러를 고르게 분산한 방열 고분자 복합재료와 비교할 때 2배 열전도도를 보였다.

반복적 재사용과 복합소재에서 필러 회수도 가능하다.

김채빈 교수는 “열경화성 고분자 복합소재를 재활용할 수 있고, 동시에 높은 열전도도와 낮은 밀도를 동시에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연구 성과”라며 “차량 및 휴대용 전자기기에 재활용 가능한 경량 방열 복합소재 상용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 연구성과는 '매크로몰레큘즈' 1월 24일자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