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27개국 191건으로 2019년 이후 처음 200건 아래로 내려왔다. 상대국이 자국 산업 생산을 위해 원자재나 부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로 분석된다. 작년에는 상반기에 비해 화학, 플라스틱·고무 등 원자재에 대한 수입규제 조치가 줄었다.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는 상반기에 비해 17건 감소한 191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상반기 200건을 기록한 이후 8반기 만에 200건 아래로 내려온 것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인 210건에 비해서도 9.1% 줄어든 것이다.
하반기에 신규조치가 7건 개시됐지만 기존 규제가 24건 종료되면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감소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상반기 대비 반덤핑 조치는 3건, 세이프가드는 14건이 줄었다.
자국 제조를 위해 원자재 확보 및 물가 안정을 이유로 수입규제가 대폭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에 해제된 규제조치 가운데 화학 8건, 플라스틱·고무 5건, 철강·금속 3건 등 원자재에 대한 규제 완화조치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규제 유형별로는 반덤핑이 가장 많은 148건으로 77.5%에 달했다. 세이프가드가 33건(17.3%), 상계관세가 10건(5.2%)으로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는 철강·금속이 100건으로 과반인 52.4%를 차지했고 화학 34건(17.8%), 플라스틱·고무 21건(11%), 섬유·의류 14건(7.3%)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46건으로 가장 많은 규제를 적용하고 있었다. 미국을 포함해 캐나다·유럽연합(EU)·영국·호주·뉴질랜드·일본 등 선진국들이 82건으로 42.9%를 차지했다.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공급망실사법, 역외보조금법, 핵심원자재법 등과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쿼터 조치 유지 등 선진국들은 탈탄소·친환경 정책을 위한 규제조치를 추진하고 반면에 신흥국은 외환·무역수지 방어를 위한 수입제한 조치를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 수치가 줄어든 것으로 보호무역주의 완화로 해석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태황 명지대 교수는 “반덤핑이나 상계관세와 달리 세이프가드는 보복조치가 아니라서 세이프가드 규제 종료로 한국산 수입규제 조치 숫자가 줄어든 것으로 보호무역주의나 자국우선주의가 완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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