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주자 6인이 차기 당대표로서 당 운영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비전을 밝혔다. 각자 당내 기여도와 경쟁력 등을 과시하며 총선 승리를 외치는 가운데, 최근 '윤심' 갈등으로 인한 내분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7일 강서구 ASSA빌딩에서 '힘내라 대한민국-국민의힘 전당대회 비전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는 그동안 각개전투를 벌여오던 당권 주자들이 공식 후보 등록 이후 처음으로 한데 모여 정책 대결을 펼친 자리였다.
첫 발표에 나선 천하람 후보는 족자를 꺼내 보이며 본인의 정책 비전을 밝혔다. 천 후보는 국민의힘 개혁과 총선 승리를 위한 비책으로 △당헌 8조 대통령 공천 불개입 △공천규정 제14조 제10호 당헌자격고사 의무화를 제안했다. 천 후보는 “국민들은 권력자나 그 소수 측근에 의한 공천보다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더 존중한다”며 대통령의 공천 불개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천자격시험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도입했던 것으로 이준석계인 천 후보가 그 명맥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안철수 후보는 '수도권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후보 출마를 선언한 직후부터 “내년 총선을 위해선 수도권이 중요하다”며 강조해 온 이슈다. 안 후보는 “수도권을 탈환해서 170석 총선 압승을 하겠다. 좋은 후보를 공천하고 확장력 있는 당대표를 뽑는다면 되찾아올 수 있는 숫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3번에 걸쳐 서울·경기에서 선거를 치렀다. 모든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라며 본인의 수도권 경쟁력을 어필했다.
김기현 후보는 윤석열 정부와의 화음을 약속했다. 김 후보는 “당정 조화로 국정 에너지를 극대화하고 윤 정부의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라며 “윤 대통령과 수시로 소통하며 24시간 민심과 당심을 듣는 살아있는 정당으로 민생경제를 살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저는 이 당 저 당을 기웃거리지 않고 한 번도 탈당하지 않고 정통보수의 뿌리를 지켜온 사람”이라며 보수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한편 안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이어 “자기 정치하지 않는 대표, 사심 없이 당을 이끌어나가는 대표가 돼서 연대와 포용, 탕평을 통해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후보는 정치와 정당 개혁 구상인 '덧셈정치 DNA'에 힘을 실었다. 윤 후보는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인 뺄셈정치 DNA를 덧셈정치 DNA로 바꿔야 한다. '미스터 플러스' 윤상현이 국민의힘을 원팀으로 만들 수 있다”며 당심에 호소했다.
조경태 후보는 △국회의원 비례대표 △불체포특권 △정당 국고보조금의 3폐(廢) 정치를 개혁하는데 앞장서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안 후보는 보수 정통 자유민주정당을 강조하며 당내 특별민생위원회 설치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한편 발표회 직후 김기현 후보는 앞서 당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을 만나 연대를 모색했다. 김 후보는 나 전 의원과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윤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압승을 위해서 나 대표에게 더 많은 자문을 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분열의 전당대회로 되어가는 것 같아서 굉장히 안타깝다”라며 “윤 정권의 성공과 총선 승리 앞에 어떤 사심도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에 대한 애당심 그리고 충심에 대해서 충분한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