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 미래교육 설계도를 본격적으로 실행하고, 현장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하겠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설계 중인 경기교육의 미래를 완성해 학생과 교사, 사회가 행복한 경기교육 실현을 약속했다.
경기도교육청 광교 새 청사시대를 앞두고 임 교육감은 디지털 일상화 속 여러 변화를 준비 중이다.
임 교육감은 “반도체·AI 고등학교 설립과 인공지능(AI) 기초학력 진단 등으로 창의적 인재를 육성해 기업과 사회에 필요한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이후 7개월이 지났다. 소회는.
▲경기 학생수는 전국 3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장에서 경기교육을 경험해보면 폭이 크고 넓고 다양한 것을 느낄 수 있다. 경기교육이 바뀌면 대한민국 교육이 변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취임 후 지금까지도 경기교육 현안을 살피며 학생들에게 어떤 방향의 교육이 옳은지, 교사들에게는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좋은 정책은 지속해서 추진하고, 현재 만들어가는 정책은 다른 지역에 적극 공유할 계획이다. 지난해는 교육감으로서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고민하며 경기 미래교육 설계도를 만드는 시간이었다. 올해는 이 설계도에서 구상한 내용을 현장에서 실행하고자 한다.
-디지털 일상화 속 지속가능한 경기 미래 교육에 대한 계획은.
▲미래사회에는 내가 무엇을 아느냐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과거 교육이 무엇을 아느냐가 중점이었다면, 이제는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협업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디지털 시대 학생 모두를 위한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경기교육은 교육 본질을 지키며 에듀테크 활용과 지역교육 협력으로 미래의 변화를 주도하고자 한다. 인공지능(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을 구축해 교사가 AI 튜터를 활용해 학생의 학습 진행 속도와 수준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충학습과 콘텐츠 제공으로 학생 개인별 맞춤형 교육이 이뤄진다. 에듀테크를 활용한 기초학력 진단과 개별 맞춤형 학습이 학생들 학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함께 디지털 기술을 이해, 활용, 개발하는 창의적 역량에 더해 디지털 사회 시민으로서 기본 인성과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디지털 시민교육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또 지역교육 협력 플랫폼을 구축해 지역 전문가, 대학, 유관기관 등 다양한 지자체 교육자원과 지역의 시설, 공간을 활용해 지역 맞춤형 공유학교를 운영하며 학생 맞춤형 교육을 통해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겠다.
-도내 지자체의 반도체·AI 고등학교 설립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도교육청의 입장과 기대는.
▲경기도는 반도체, 미디어, 자동차, 정보통신기술(IT) 등 다양한 산업의 중심이다. 도내 기업과 협력해 산학연계 직업교육을 활성화하고,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신산업·신기술 분야 하이테크 직업교육 체제를 구축하고자 한다. 용인시에 반도체 산업단지가 조성되는 만큼 도교육청, 용인시, 용인교육지원청과 추진단을 구성해 마이스터고 신설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반도체 마이스터고는 반도체 제조, 장비, 케미컬, AI 등 4개 학과 15학급 이내 규모로 기업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정 운영과 기업 연계 현장실습으로 반도체 분야 맞춤형 교육이 이뤄진다. 오산시 AI 특성화고는 소프트웨어개발, 임베디드SW, 정보보안 등 AI 관련 학과를 설치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AI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지역 학생 취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앞으로 반도체, AI 등 신산업 수요에 맞게 특성화고 신설을 적극 추진하고, 지역 기업, 연구 기관, 대학과 협력해 현장에서 요구하는 역량과 교육 수요에 맞게 학과 개편을 추진해 학생들이 자신의 길을 찾아가며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특성화고 입학률과 취업률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특성화고 신입생 입학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학교 학생과 학부모의 직업계고 탐방 기회를 확대하고 학생, 학부모, 교직원 대상 진학설명회와 입학 상담, 전문가와 함께하는 박람회를 열어 직업계고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특성화고 취업역량을 강화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신산업분야 수요에 맞는 학과 재구조화와 학과 개편을 하고 있다. 도내 5개 특성화고는 신산업분야 특성화고 계약학과를 운영해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한국나노기술원 등 연구 기관, 반도체 관련학과 대학과 협력 체제를 구축해 신산업분야 교육과정 운영과 교원 연수를 지원하고 있다. 또 도제학교, 중소기업특성화고, 취업선도 직업계고는 산업 수요에 맞춘 교육과정 운영, 산학연계 교육활동, 기업 연계 현장실습, 첨단기자재 활용 연수, 취업 상담을 통해 학생 취업역량을 키우고 있다. 도교육청은 산학연계 기업을 발굴하고 현장실습과 학생 취업을 지원하는 취업 전문 교사를 학교당 1~3명 배치하고 있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학교와 기업이 협약을 맺고, 학교 수업과 기업 현장실습이 동시에 이뤄진다. 도내 20개 학교에서 자동차 정비, 전자기기, 소프트웨어(SW), 금형 등 33개 과정을 운영해 학생이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현장 실무 능력을 키우고, 졸업 후 협약기업에 취업하는 등 좋은 사례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 내 기업에 학생 취업을 위한 프로그램과 방안 등이 있다면.
▲경기교육은 학교를 주 엔진으로, 에듀테크와 지역교육 협력을 보조엔진으로 기본 인성과 기초 역량을 갖춘 미래인재를 키우고자 한다. 지역교육 협력 플랫폼에서는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인프라를 활용해 학생들 진로·직업교육이 이뤄진다. 지역 교육지원청을 중심으로 지자체, 기업, 고용센터, 직업계고가 플랫폼을 구축해 지역인재를 키우고 학생이 지역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경기도교육청은 경기도, 경기도일자리재단, 고용노동지청, 산업인력공단 등과 경기직업교육발전협의회를 운영해 도내 기업과 산학 협력을 강화하고 현장 실무중심 교육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형 도제학교에서는 조리, 관광경영, 미용, 전기, 패션, 미디어콘텐츠, 베이커리 등 38개 과정을 22개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2학년 1학기부터 학교 수업과 기업 실습을 병행하며, 기초 이론과 실무 능력을 키우고 있다. 학생들은 도제학교 졸업 후 협약기업에 60% 이상 취업하고 있다. 향후 도제과정을 확대해 학생들에게 맞춤형 직업교육과 안정적 취업을 지원해 나가겠다.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노력은.
▲경기도는 신도시 개발로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되고 있다. 도내 초·중·고등학교 45%가 학급당 28명이 넘는 과밀학급이다. 교육부는 교육부 기준으로 중앙투자심사를 하고 있어, 경기도처럼 학생이 급격이 늘어나는 지역은 적기에 학교 설립이 어렵다. 취임 후 끊임없이 이 문제를 지적해 교육부도 경기도의 어려움에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다. 최근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는 우리 요청에 대해 두 번에 걸쳐 100% 통과가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16개 학교가 100% 통과한데 이어 올해 1월에도 5개 학교 모두 통과돼 과밀학급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시·도교육청 학교 설립에 대해 교육부가 중앙투자심사를 하기보다 대규모 투자사업이 아닌 경우에는 시·도교육청에 재량권을 넘겨 달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마지막 조율 중에 있다. 학교 설립에 대해 교육감 권한을 강화해 지역 여건에 맞는 학교 신설을 하게 될 경우 소규모학교 설립, 학교 이전이나 학교 신설이 원활하게 이뤄져 경기도 과밀학급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부터 신설하는 화해중재단의 기능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 인권, 학교폭력, 교육활동 침해 등 학교 내 갈등 사안 발생 시 초기에 갈등 조정을 지원하는 화해중재단을 운영한다. 화해중재단은 학교 내 갈등 사안에 조기 개입해 갈등 심화를 방지하고 당사자 간 관계회복 등 맞춤형 지원으로 교육적 해결을 한다. 지금 현장에서는 학교 안 모든 갈등을 폭력으로 보고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사소한 다툼이나 갈등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열리는 것이 현주소다. 따라서 학교 내 갈등 문제를 법으로 가기 전 교육적으로 해결하고, 학교 자율역량으로 중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자 한다. 25개 교육지원청에 화해중재단을 운영해 사안 처리, 상담, 중재, 합의를 일원화하고 관계·정서적 회복 중심 교육적 해결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지역 교육지원청에는 변호사, 전·현직 경찰관, 전·현직 교원, 상담사 등을 중재위원으로 위촉한다. 또 6개 시범 교육지원청에는 변호사, 전담 장학사, 주무관을 배치해 화해중재, 법률지원, 전문기관 연계 지원을 강화하고 이후 법 개정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새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올해 경기 미래교육을 통해 학생과 교사, 학교, 교육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현장에서 경기교육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경기교육의 중심은 언제나 학교다. 학교가 교육 본질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학교 교육을 중심 엔진으로 하고, AI 기반 디지털 보조엔진과 지역사회 자원을 양대 보조엔진으로 삼아 경기교육을 추진하겠다. 또 도민 누구나 걱정 없이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협력해 아이들 교육을 지원한다. 지자체와 협력해 돌봄 체계를 강화하고 어린이집 급식비 지원을 보다 확대해 아이 키우는 걱정을 덜 수 있도록 하겠다.
수원=김동성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