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다르, 당신의 리더십은 ‘최하점’이에요. 어이없을 정도로 근시안적이고 구글답지 못하네요”
오픈AI의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구글이 대항마로 ‘바드’를 공식 발표했다가 틀린 대답을 내놓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구글 사내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너무 성급했다”, “부실했다”, “구글답지 못하다” 등 최고경영자(CEO)인 순다르 피차이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지난 8일 구글은 챗GPT 열풍에 이어 새로운 인공지능 검색 엔진 ‘바드’를 공식 발표했는데, 기능을 시연하면서 틀린 답을 내놓았다.
구글 바드에게 “9살 어린이에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의 새로운 발견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라고 질문하자 “JWST는 최초로 태양계 밖의 행성을 찍었다”고 답한 것이다. 태양계 밖 행성을 최초로 촬영한 망원경은 JWST가 아닌 유럽남방천문대가 칠레 남부 고도 2635m 지점에 설치한 초거대 망원경 ‘VLT’이다.
잘못된 답변으로 구글은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사흘간 모회사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200조원 넘게 증발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JWST 개발에 100억 달러(12조 7000억원)가 투입됐는데, 구글의 새로운 챗봇은 JWST에 대해 잘못 대답해 1630억달러(207조원) 이상의 손실을 입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경영진에 대한 내부 비판도 거세다. 한 직원은 지난달 구글의 대량 해고 사건을 언급하며 “순다르의 리더십은 완벽하게 NI(내부 고과 최하점)다. 구글다운 날카로운 집중력이 없고,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근시안적이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달 알파벳 전체의 6% 이상인 1만 2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한 피차이 CEO가 구글다운(Googley) 날카로운 집중을 보여달라고 말한 것을 비꼰 지적이다.
바드 시연에 앞서 직원들에게 프라바카르 라가반 검색부사장이 바드의 성능 예시로 슬라이드 몇 장을 공개한 게 전부였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시연 행사 자체가 미완성인 상태로 성급하게 진행됐다는 반응이다. 한 직원은 “1만 2000명을 해고하면 주가가 3% 오르고 AI 발표를 서두르면 주가가 8% 떨어진다”며 구글의 대규모 해고에 대한 반감도 내비쳤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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