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알파고 등장 이후 챗GPT가 인공지능(AI)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챗GPT는 축적된 데이터 패턴과 관계를 학습해서 새로운 합성 텍스트를 추출하는 생성형(Generative) AI다. 챗GPT 공개 이후 갑론을박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챗GPT는 게임체인저로서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챗GPT를 계기로 금융 AI 현황과 이슈를 살펴보고자 한다. 금융업계는 챗봇, 로보어드바이저, 업무자동화(RPA), 마켓센싱 등 고객 접점부터 후선 업무까지 AI를 접목해 왔다. 광범위하게 적용될 정도로 금융에 미치는 변화가 크다.
몇 가지 예시를 들면 아래와 같다.
첫째 자동화다. 금융업계는 데이터 처리 및 거래 모니터링 등 반복·수동적인 작업 자동화로 업무량을 줄이고 있다. 고객 대응도 상당 부분 소모적 프로세스를 제거했다. 상품 판매와 이상 거래 탐지에도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수익 증가, 비용 절감, 고객 경험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둘째 개인화 서비스 실현이다. 고객은 챗봇·상담봇을 통해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문의 사항을 해결할 수 있다. 통장과 카드가 없더라도 모바일폰으로 ATM에서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
공과금 자동인식 및 납부, 외화인식에 이르기까기 AI는 금융생활에 깊숙히 내재되어 있다.
알고리즘에 의해 개인 성향에 맞는 맞춤형 포트폴리오도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고객의 합리적 자산관리 및 소비관리가 강화된다. 셋째 시장 예측 및 위험관리 향상이다.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함으로써 잠재 위험을 미리 식별하고 예측한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은 통찰력 있는 의사결정과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사전 조치를 할 수 있다.
금융업계는 AI의 광범위한 활용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 그럼에도 챗GPT 등장은 위기감을 불러일으킨다. 챗봇·상담봇과 비교해 챗GPT의 압도적인 잠재력 때문이다. 만약 챗GPT를 금융에 접목했을 때 어떤 현상이 나타날 것인가.
금융기관이 보유한 엄청난 양의 정형·비정형 금융정보를 챗GPT에 학습한다고 가정하자. 높은 연산 능력과 컴퓨팅 파워로 탁월한 고객 대응력을 보일 것이다.
키워드와 시나리오 중심인 금융기관 챗봇에 비할 바가 아니다.
더 무서운 것은 금융 큐레이터 기능이다. 상품 설명 및 안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품 판매로 유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을 몇 개로 그룹화해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현재의 개인화 단계라면 실시간으로 시간·공간·상황에 맞게 맞춤형을 제공하는 초개인화를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챗GPT 성능이 도입된 금융 앱은 메인페이지 핵심 공간에 배치될 공산이 크다.
앞에서 언급한 내용은 단순한 예상이지만 국내 금융업계는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 최근 금융업계는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뱅커(디지털 휴먼) 개발에 집중한다고 한다. 영업, 심사, 상담, 내부통제 등 전반적인 업무 담당이 예상된다.
금융에 관한한 고객의 가상 개인비서인 셈이다.
그러나 완전한 구축을 위해서는 자연어 생성, 딥러닝, 딥페이크, 분석 등 고난도 기술이 전제돼야 한다. 기술 로드맵으로 볼 때 아직 갈 길이 멀다. 미래 금융을 선도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정책 당국의 적극적 관심도 요구된다.
정책당국은 AI의 안전한 사용과 활성화를 위해 AI가이드라인과 세부지침을 도입했다.
금융 AI는 민감한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정보 보호와 보안이 필수다. 부정확한 정보로 말미암은 결과의 불공정성과 편향성도 해결해야 한다. AI를 통한 금융거래 실수와 손실에 대해서도 책임 귀속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정책당국의 모니터링·독려·지원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송민택 동국대 겸임교수 pascal@apthef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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