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이어 독일에서도 통신사와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 망 이용 대가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공정한 망 이용 대가 담론이 세계적 화두가 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뿐만 아니라 통신사와 글로벌 CP 간 소송이 글로벌 시장 전체로 확산할 공산도 커졌다.
2020년에 시작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 최대 이동통신사인 도이치텔레콤이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와 본격적인 망 이용 대가 공방전을 앞두고 있다. 한국과 독일의 소송 결과는 글로벌 시장에서 공정한 망 이용 대가 시장 규칙 수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침은 물론 준거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소송이 언제 끝날지, 어떻게 결론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루한 소송이 지속되면 통신사와 CP 간 갈등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질 수밖에 없다. 소송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은 차치하더라도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당장 통신사의 네트워크 안정성과 투자 여력은 갈수록 약해질 수밖에 없다. 통신사에 2중, 3중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침 망 이용 대가 이슈에 대한 글로벌 논의가 예정돼 있다.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 망 이용 대가가 주요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글로벌 통신사와 글로벌 CP의 망 이용 대가 입장을 발표하는 공개 세션도 개최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강연한다.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서 우리나라가 통신사와 CP 간 새로운 망 이용 대가 규칙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리더십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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