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상공인 전용 T커머스 신설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소상공인 판로 확대를 위한 전용 T커머스 채널 구축 시 연간 3000억원 이상의 경제 파급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초기 비용절감을 위해서는 신규 사업자보단 기존 홈쇼핑 사업자의 겸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벤처기업협회, 이노비즈협회 등 8개 단체는 16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T커머스를 활용한 중소상공인 판로확대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중소기업계는 T커머스가 소상공인 스스로 경쟁력을 높여 자립·자생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T커머스 신규 허가 취득을 위한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T커머스 10개 채널 가운데 9개 사업자가 대기업 계열사인 홈쇼핑과 통신사”라면서 “시장은 커졌지만 소상공인 판로 지원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상공인을 위해 다품종 소량 생산 제품 판매에 최적화한 T커머스 채널이 반드시 신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들도 “중소기업 판로 지원과 경제 파급 효과가 도출된 만큼 신규 T커머스 채널 확보를 위한 정책 지원을 고려해 볼 적기”라며 힘을 실었다. 한국미디어정책학회는 중기 전용 T커머스 사업자가 유발하는 매출 증대 효과가 연간 2878억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매년 1379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282명의 신규 고용 창출도 기대된다.
발제자로 나선 임채운 서강대 교수는 “양방향 데이터방송인 T커머스의 특성상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판로 확대 및 마케팅 역량 강화에 활용될 잠재력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도 “중소기업 제품 판로의 92.8%가 기업과 공공기관을 포함한 기업간거래(B2B) 거래로, 소매 판매는 7.2%에 불과한 수준”이라면서 “T커머스가 중소기업에 경쟁력 있는 판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T커머스 진입 규제 완화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임채운 교수는 “T커머스를 방송·통신·유통이 융합된 복합 디지털 채널로 접근해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TV홈쇼핑 사업자 가운데 후발주자인 홈앤쇼핑과 공영쇼핑 2개사만 T커머스 채널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공공 역할을 하는 TV홈쇼핑사가 T커머스 겸영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규 진입에 대한 경제적 비용을 줄이고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단독사업자로 T커머스 출범 시 사업 초기 투자비용이 860억원으로 추정된다”면서 “기존 사업자 중심으로 중소기업, 여성단체, 벤처혁신기업이 참여해서 채널을 오픈한다면 중소상공인 지원 효과가 즉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