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가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이후 4년 동안 영업이익의 2배가 넘는 30조원대 설비투자액(CAPEX)을 집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신 3사는 올해도 농어촌을 포함해 5G 전국망 구축을 위한 투자를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의 CAPEX로 총 30조9750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통신 3사의 총 영업이익은 약 14조7844억원이었다.
통신사별로 살펴보면 4년 동안 SK텔레콤은 영업이익 5조4560억원, CAPEX 9조5180억원(SK브로드밴드 3조2670억원 별도)으로 해당 기간 영업이익 대비 설비투자율이 174.5%였다. 유선망 투자를 하는 SK브로드밴드까지 합치면 SK 망투자 금액이 가장 많다. 두 개 회사를 합친 설비투자액은 2018년 2조9047억, 2019년 3조7312억, 2020년 3조236억원, 2021년 3조, 2022년 3조300억원을 기록했다.
KT는 영업이익 5조6970억원, CAPEX 11조7040억원으로 205.4%다.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 3조6314억원과 CAPEX 9조7530억원을 집행, 설비투자율 268.6%를 기록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CAPEX는 통신사가 투자를 아껴 가면서까지 과도한 영업이익을 내는 데 몰두하지는 않았음을 보여 주는 데이터”라고 말했다.
통신사의 설비투자는 기지국 구축 및 유지·보수 등 네트워크 향상과 신사업을 위한 투자가 대부분이었다. 5G가 도입된 2019년에는 3사 모두 5G 전국망 구축에 집중하며 설비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2019년 CAPEX는 SK텔레콤 2조9150억원, KT 3조2570억원, LG유플러스는 2조6080억원이었다. 직전 연도인 2018년과 비교할 때 LG유플러스는 약 86.7% 늘어났다. KT와 SK텔레콤도 각각 64.7%, 36.8% 증가했다.
대규모 투자 집행 직후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도 통신 3사는 매년 합산 7조3000억원 이상의 투자 비용을 유지하며 5G 네트워크에 투자했다. 5G 상용화 이전인 2018년 합산 비용 5조5040억원보다 약 30% 많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도 통신 3사의 CAPEX는 지난해와 유사하거나 일정 부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5G 시장이 성숙되면서 트래픽이 점차 늘어날 것에 대비해 네트워크 투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3사는 농어촌 공동망을 구축하고 있다. 5G 상용화 초기에 구축한 100㎒ 폭 지원 장비를 200㎒ 폭 지원 장비로 대체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추가 20㎒ 폭을 확보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신규 장비 구입과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 등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또한 3.7~3.72㎓에 대한 추가 수요를 요청해 둔 상태다. 추가 주파수를 확보할 경우 그에 따른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5G 품질 향상을 위한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라면서 “지속된 설비투자가 수익성 악화 및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배당 확대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