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확보 경쟁을 위한 SM엔터 주식 매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이브는 카카오엔터에 SM엔터 경영권 참여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김성수 카카오엔터 각자대표는 27일 입장문을 내고 “SM엔터와의 사업 협력은 앞으로 글로벌 성장과 발전을 위해 중요한 사업 방향성”이라면서 “양사의 파트너십 존속이 위협되는 상황에서 카카오엔터는 카카오와 긴밀하게 협의, 필요한 모든 방안을 적극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와 하이브 간 지분 경쟁이 본격화되면 카카오엔터가 주식 매입이나 공개 매수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보다 앞서 예정보다 12일 앞당겨 이수만 SM엔터 창업주 지분 14.8%를 인수해서 SM 최대주주 지위에 오른 하이브의 주식 공개 매수 등 추가 움직임을 견제한 발언이다. 카카오엔터는 해외 국부펀드 투자 1차 납입금으로 8975억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카카오의 SM엔터 지분 9.05% 확보를 위한 투자는 카카오엔터, SM엔터 등 3사가 보유한 사업 경쟁력을 토대로 수평 시너지와 선순환을 만들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양측 기술과 글로벌 지식재산(IP)을 결합, 거대 글로벌 엔터기업에 견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각사의 성장 비전과 사업 방향성을 토대로 다각도로 논의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보다 앞서 하이브가 제기한, SM엔터와 카카오 간 전환사채 인수계약은 주주 이익을 훼손하고 SM엔터 아티스트 권리를 제약하는 불합리한 계약이라는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특히 불공정계약이라는 하이브 주장에 대해선 유감을 표했다. 카카오 등 3사의 계약은 함께 이룰 향후 비전과 방향성을 포괄적으로 담은 계약이라고 분명히 했다. 세부 조항은 사업별 협의를 통해 각사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도출, 공정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하이브는 이날 김 대표 명의의 입장문과 관련해 카카오엔터 SM엔터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선언인지 정확한 확인을 요구했다. 카카오가 SM엔터 경영 참여에 관심이 없다는 전제 아래 카카오엔터의 사업 제안이 SM엔터에 도움이 되면 충분히 고려할 것이란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는 하이브가 앞서 문제를 제기한 신주 전환사채 인수계약에 기재된 우선협상권은 소수 주주가 일반적으로 보유하는 희석 방지 조항에 불과하다고 설명하고 하이브의 주장은 일부 문구를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해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카카오·SM 등 3사는 아티스트와 IP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음원유통 강자' 카카오엔터가 SM엔터 음원의 유통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엔터 임원의 SM엔터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추진은 글로벌 영향력 확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카카오엔터는 SM엔터와 사업 협력을 다각도로 추진, 각사 강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주주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면서 “아티스트와 산업 내 파트너와 동반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카카오와 SM엔터 간 신주전환사채 인수계약 우선협상권이 이례적 특혜이며,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소명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엔터 임원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관련, 추진 자체가 유통조직 총괄을 전제하기 때문에 이해가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