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3] 통신과 만난 AI, 디지털 전환을 견인...오픈랜·위성통신 상용화 가능성 확인

[MWC23] 텔리포니카의 홀로그램 스튜디오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개막 이틀째인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참관객이 스페인의 통신기업 텔리포니카의 홀로그램 촬영을 할 수 있는 360도 스튜디오를 체험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MWC23] 텔리포니카의 홀로그램 스튜디오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개막 이틀째인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참관객이 스페인의 통신기업 텔리포니카의 홀로그램 촬영을 할 수 있는 360도 스튜디오를 체험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23에서 확인한 글로벌 이동통신사들은 인공지능(AI)을 네트워크 관리와 로봇 등 혁신 서비스 창출에 활용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났다. 올해 MWC23에서도 어김없이 메타버스가 등장했다. 대부분 체험은 메타버스로 진행할 수 있었다.

주요 글로벌 이통사는 실제 작동하는 오픈랜 장비를 전시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6G, 위성통신 등 차세대 모바일기술 주도권 선점 경쟁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됐다.

[MWC23] 사람 말 잘 듣는 로봇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개막 이틀째인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프랑스의 통신기업 오렌지 관계자가 확장현실(XR)로 로봇개를 제어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MWC23] 사람 말 잘 듣는 로봇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개막 이틀째인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프랑스의 통신기업 오렌지 관계자가 확장현실(XR)로 로봇개를 제어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AI·디지털 전환이 핵심 화두

MWC23은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챗GPT 열풍 속에 개최됐다. 주요 글로벌 통신기업은 아직 챗GPT에 필적할만한 초거대AI 모델을 선보이는 데에는 한계를 보여줬다. 하지만 네트워크와 서비스에 AI를 상용화 가능한 수준까지 적용하며 혁신 노력을 이어갔다.

프랑스 오렌지는 AI를 적용한 지능형 와이파이 솔루션을 선보였다. 24시간 켜놓는 와이파이 공유기(AP)가 기기와 연결시간이 적을 때는 최소한의 전력만을 사용하도록 한다. AI가 기기연결이 빈번한 시간과 그렇지 못한 시간을 분석, 와이파이 예측 솔루션을 적용해 전력 소모량을 30%가량 줄인다.

오렌지는 레이아 태블릿PC도 선보였다. AI가 안경을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3D 영상으로 변환해 준다. 오렌지 관계자는 “AI가 어지러움을 상당 부분 낮춰주면서도 실감도를 높여준다”며 “미디어 게임체인저가 충분히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이나모바일은 줄리탄 AI플랫폼을 소개했다. 1만개 이상 GPU와 7조개 이상 인공신경망 인프라를 기반으로 산업과 헬스케어, 제조업 등에 적용시켜 생산성을 향상한다. 부스 전반적으로는 개념도를 제시하는 수준으로 투박했다. 하지만 중국의 AI 기술력이 세계 2~3위권이라는 점과, 데이터를 자유롭게 수집 가능한 규제환경 등 강점을 고려할 때 겉모습과는 다른 상당한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될지 주목된다.

◇디지털전환·메타버스 주도

AI는 디지털 전환을 견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전 MWC까지 텔리포니카와 도이치텔레콤 등 주요 이동통신사는 5G-MEC 등 초저지연 기술을 활용한 로봇 제어 등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MWC23은 이같은 기술에 더해 AI를 추가적으로 적용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페인 텔리포니카는 농업 생산성 향상 솔루션을 전시했다. 저전력 NB-IoT 센서가 수집하는 토양 데이터 등을 AI가 분석 최적의 생산성을 구현한다. 스마트홈 등 분야에도 AI를 중요 요소로 소개했다.

SK텔레콤이 전시한 비전AI 기술을 적용해 물류를 이동시키는 로봇팔과 서빙로봇, KT의 방역로봇도 관람객 시선을 잡아끌었다.

올해에는 MWC에서는 확장현실(XR)이 중요한 테마가 됐다. 텔리포니카는 가상스튜디오에서 360도 촬영 경험을 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홀로렌즈 증강현실기기를 이용한 교육 등 서비스도 구현했다. 오렌지는 돔 형태의 스크린에서 파리시내를 마라톤하는 경험을 제시하고 로봇개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기기를 제어하는 XR형태 서비스도 선보였다. 한편으로 이같은 서비스들은 국내 통신사들이 1~2년 전 선보였다는 점에서 한국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했다.

◇오픈랜 상용화, 위성통신 경쟁 수면 위로

오픈랜은 상용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영국 보다폰은 이미 교외 지역에 오픈랜을 적용한 데 이어 도심지역까지 상용화를 추진한다. 무선접속망(RAN) 핵심 구성요소인 중앙처리장치(CU), 디지털장치(DU), 화이트박스 서버(COTS) 등 실제 네트워크에 적용된 장비와 소프트웨어(SW)를 전시, 오픈랜 활성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듯했다. 일본 라쿠텐도 오픈랜을 상용화한 주요 글로벌 플레이어이지만, 이번에는 전시보다는 비즈니스 미팅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픈랜 SW 기업인 매브니어는 MWC22에 이어 올해에도 홀2에 대규모 전시관을 마련, 비즈니스 미팅 인파로 북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주요 글로벌 통신사는 위성통신도 새로운 화두로 제시했다. 도이치텔레콤은 3GPP가 위성통신을 적용하기 위해 논의중인 '비(非) 지상통신' 기술을 '3D 네트워크'라는 명칭으로 브랜드화하며, 개념을 제시했다. 보다폰도 위성통신 적용에 적극적이었다. 보다폰은 AST스페이스모바일과 제휴를 체결했다며, 개념도를 전시했다. 현장 관계자는 “AST스페이스모바일은 우주에 축구장만한 크기 안테나를 띄워 마치 기지국처럼 활용하는 서비스”라며 “보다폰과 제휴로 저변을 넓혀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사 기술 분야 전문 임원은 “MWC23은 통신을 넘어선 디지털 전환 현실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며 “갈수록 통신은 기본적인 게 되고 통신사들이 더 이상 통신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도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