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오지랖...영화 '오토라는 남자'

영화 ‘오토라는 남자’ 스틸컷. 사진=소니 픽쳐스
영화 ‘오토라는 남자’ 스틸컷. 사진=소니 픽쳐스

하루빨리 아내의 곁으로 가고 싶은 까칠한 '오토'와 그의 죽음을 방해하는 시끄러운 '오지라퍼'들의 봄보다 따뜻한 앙상블.

전 세계 베스트셀러 '오베라는 남자'(작가 프레드릭 배크만)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오토라는 남자'는 나 혼자 사는 '오토'(톰 행크스)가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순간에 끼어드는 이웃들로 인해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는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다.

주인공 '오토'는 지독한 원칙주의자로 아침마다 동네를 순찰한다. 하지만 분리수거를 잘못한 사람, 자전거 거치대가 아닌 곳에 자전거를 댄 사람, 주민이 아닌데 단지안에 들어오는 사람, 볼썽사나운 옷을 입고 다리를 쫙 찢는 사람까지. 그의 눈에는 모두 '머저리' 뿐이다.

그런 성격은 영화 도입부 그가 밧줄을 사는 장면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5피트(약 1.67야드)를 정확하게 측정했지만 2야드(6피트) 값을 지불하라는 철물점 직원의 말에 노발대발한다. 원작에서는 '랩톱'과 '태블릿PC'로 실랑이하는 부분이었으나 밧줄로 대상이 바뀌어 그의 꼬장꼬장한 성격과 앞으로 죽음을 준비하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겼다.

죽고싶지만 원칙을 지키지 않는 이들을 참아줄 수 없는 오토는 말썽꾸러기 이웃들에게 잔소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죽을 수 없다. 하지만 까칠한 태도로 툭툭던진 그의 잔소리는 유쾌한 이웃과 만나자 농담으로 바뀌어 웃음을 선사한다.

그의 자살 시도와 오버랩되는 젊은 시절의 기억은 주홍빛의 색감만큼 따뜻하고 아름다워서 휴지없이는 볼 수 없다. 감동에 약한 관객은 손수건을 반드시 준비하기 바란다.

영화가 주는 따뜻함은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배가됐다. 까칠하지만 따뜻한 내면을 가진 '오토'를 연기한 톰 행크스의 연기는 두말하면 입 아프고, 마리아나 트레비노는 통통튀는 매력을 가진 사랑스러운 이웃 '마리솔'로 완벽하게 분했다. 특히 얼굴과 편안한 분위기를 빼다박은 톰 행크스의 아들 트루먼 행크스는 서투르지만 따뜻한 젊은 오토를 완벽 소화했다.

간섭쟁이 이웃들의 유쾌하고 따뜻한 영화 '오토라는 남자'는 오는 29일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 톰 행크스, 마리아나 트레비노, 레이첼 켈러, 마누엘 가르시아 룰포, 트루먼 행크스 등이 출연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6분.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